김종직·안종덕·노상익·손경헌·박림장… ‘밀양 문화’ 만든 성씨별 인물 계보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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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과 2021년 밀양 800㎢에 흩어져 있는 600여 자연마을을 샅샅이 훑었습니다. 승용차를 지프차처럼 몰며 동서남북 구석진 비탈길까지 기꺼이 누비며 성씨에 대한 정보를 모았어요. 코로나19 때문에 접근을 꺼려 힘들었어요.”

610여 쪽에 이르는 (경진출판)을 낸 하강진 동서대 교수의 말이다. 그는 고향이 밀양인데 고향을 품은 것이 이 책이다. “성씨별 가문의 밀양 입촌 내력을 자세히 썼고, 작품 창작 및 지역 문화 창출에 주역을 담당한 인물들의 계보 관계를 상세히 추적했습니다.” 이렇게 한 땀 한 땀 성씨별 계보를 정리한 이유는 가문의 유래가 밀양의 내력이며, 밀양의 변천은 전통 가문들의 전개 속에서 살필 수 있기 때문이란다.

하강진 동서대 교수, 600개 마을 답사
‘밀양 천년의 인물 계보와 고전학’ 펴내
가문별 입촌 내력·활동 등 상세히 기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밀양 114개 본관별 성씨와 260여 명의 입향조를 다룬 부분이다. 200쪽의 제2부 ‘성씨별 입촌 시기와 인물계보’가 그것이다. 여러 가문이 어떤 경로를 거쳐 밀양에 터전을 마련하게 되었는가를 핵심적으로 썼다. 그는 “가문들의 밀양 입촌은 조선 후기에 집중돼 있다”며 “격심한 국내 정변과 혼돈의 전란이 지역 이동을 촉진했다”고 말했다. 단종 폐위, 연산군 폭정과 사화, 중종반정, 광해군의 폐모와 살제, 인조반정, 효종 현종대 예송 논쟁, 숙종 환국정치, 임진왜란이 가문의 지역 이동 계기였다는 거다.

밀양 인물 중 유명한 이가 김종직이다. 조선을 직조한 사림파의 실질적인 중시조이다. 근대전환기 안종덕의 강직한 기개, 노상익(대눌) 노상직(소눌) 손경헌 등의 애국적 망명은 참 선비의 전형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그것이 밀양에서 80명을 훨씬 넘는 독립운동가를 배출하는 정신적 기반이 되었다. 전통 지식인의 올곧은 기개가 독립지사들의 결기 있는 구국 항일정신으로 이어졌다는 거다.

3부에서는 ‘향촌사회 형성에 비중이 컸던 박림장의 사라진 행적’ ‘적룡의 단단한 비늘이 지켜낸 16세기 비룡장군 박곤’ ‘당쟁을 피해 혈혈단신으로 무안 영안동에 입촌한 이홍인’ ‘검무로 18세기 공연예술계를 휘어잡은 밀양 기생 운심’ 등 밀양 인물의 숨은 이야기를 펼쳐진다. 4부에서는 원시~근대전환기 밀양고전문학사를 시대별로 살피고 있다.

1888년 밀양을 방문한 한 프랑스인은 밀양을 ‘조선의 뉘른베르크’라고 했단다. 유구한 역사성과 도시 건축물의 예술성을 보고 감탄한 말이었다. 그 감탄의 표상이 밀양 영남루이다. 영남루를 읊은 많은 시들을 살핀 것이 이 책의 5부다.

하 교수는 고향 산천을 답사하며 1만 수천 장의 사진을 찍었고, 그중 550여 장을 가려 책에 실었다고 한다. 그는 “이 책이 밀양의 인물 사전이자 밀양 문화 이해의 길잡이가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최학림 선임기자 the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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