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보다 다년 계약’ 한국 프로야구 흐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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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한국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면서 2022시즌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초대형 FA 시장과 함께 올해 처음 시행된 비(非)FA 선수들에 대한 다년 계약 역시 야구계에 큰 화제로 등장했다. FA 시장의 거품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는 상황 속에 비FA 다년 계약이 한국프로야구에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을지도 관심을 모은다.

SSG 랜더스는 최근 FA 자격 요건을 채우지 못한 팀 내 선수 3명과 잇따라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외야수 한유섬과 계약기간 5년·총액 60억 원에 다년 계약을 맺었다. 앞서 지난 14일에는 투수 박종훈·문승원과도 각각 5년·총액 60억 원, 5년·55억 원에 계약했다.

SSG, 팀 내 3명 잇따라 체결
KBO도 올 시즌 사실상 허용
선수는 팀에서 안정적 생활
구단은 전력 유지 장점 있어
“MLB처럼은 힘들 것” 지적도

한유섬 등 3명은 모두 2022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얻는 선수다. 박종훈과 문승원은 검증된 선발 투수 자원이다. 한유섬 역시 올 시즌 홈런 31개를 터뜨린 좌타 거포다. SSG는 한유섬 등과 다년 계약을 체결해 2022시즌 전력을 지키면서도, 과열된 FA 시장에서 비교적 합리적인 계약을 맺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해 시즌이 끝난 뒤부터 비FA 선수들의 다년 계약을 사실상 허용했다. 앞서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안치홍이 2020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얻어 롯데와 2+2년 최대 56억 원에 계약한 바 있다. 안치홍은 2021시즌 종료를 4개월여 앞둔 지난 6월 KBO에 다년 계약에 대한 법적 검토를 요청했고, KBO는 한 달 뒤인 지난 7월 안치홍과 롯데의 계약에는 문제가 없다며 사실상 다년 계약을 허용했다.

다년 계약의 허용은 FA와 1년 단기 계약이 전부이던 국내 프로야구 계약 판도를 깬 중요한 계기다. 그동안 한국프로야구 선수들은 입단 후 최소 9시즌(2022시즌 이후에는 8시즌)을 뛰어야 다년 계약이 가능한 FA 자격을 취득할 수 있었다. FA 자격을 얻기 전까지 모든 선수는 매년 구단과 계약을 연장해야만 했다.

KBO와 달리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는 다년 계약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일부 구단은 유망 선수들과 10년 이상의 초장기 계약을 체결하기도 한다.

MLB 내셔널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우 2021시즌 전 간판 유격수인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와 계약기간 14년, 총액 3억 4000만 달러(약 4000억 원)에 계약했다. 아메리칸리그 탬파베이 레이스는 팀 내야수 완더 프랑코와 2021시즌 직후 11년 1억 8200만 달러(약 2100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야구계는 다년 계약 제도가 1000억 원 규모로 성장한 FA 시장의 과열을 누그러뜨릴 방안이 될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구단 입장에선 검증된 선수를 영입하는 FA에 비해 모험일 수 있지만, 팀에 필요한 선수의 이탈을 막아 꾸준히 팀 전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선수들로서도 FA 대형 계약보다 금액은 다소 적지만, 소속팀에서 안정적으로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다.

다만 군 복무와 관련해 시기가 맞지 않는 선수의 경우 다년 계약이 어려운 만큼 메이저리그처럼 다년 계약이 활성화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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