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이 무차별 폭행당한 뉴욕 한인 업주
미국 뉴욕에서 60대 한인 가게 주인이 한 남성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일이 빚어졌다. 경찰은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범죄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수사에 나섰다.
식료품점서 남성 난동 뒤 도주
아시아계 증오범죄 가능성 제기
2일(현지시간) 뉴욕한인학부모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7시 30분께 뉴욕시 브루클린에서 이 모(66) 씨가 한 남성 A 씨에게 주먹으로 수차례 폭행당했다. 모자를 쓰고 나타난 A 씨는 이날 이 씨가 운영하는 식료품점에 들어와 ‘공짜 물품’을 요구하는 등 난동을 부렸다. 진열대에 올려진 물건들을 마구 쓸어내린 뒤 이 씨를 폭행하고 가게를 빠져나갔다. 이같은 행동은 가게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이 씨는 왼쪽 귀와 머리 등을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난동을)말리러 갔더니 여기저기 퍽퍽 때리고 떠났다. 욕설과 경멸적인 말도 했는데 정확히 어떤 내용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아시아계 증오범죄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도주한 A 씨를 추적 중이다.
이 씨에 따르면 이 일대에서는 여러 차례 아시아계 증오범죄가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A 씨가 과거에도 가게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혐오 발언을 했으며, 한 달 전에는 남성 2명이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며 가게 유리문을 두드리는 일이 있었다고 이 씨는 전했다.
뉴욕한인학부모협회는 1일 이 씨 가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잇따르는 아시아계 증오범죄를 규탄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최윤희 협회 회장은 “지난 2년간 뉴욕시에서 아시안 증오범죄가 360% 증가했다”면서 “아시아계는 뉴욕을 위해 각 방면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는 뉴욕시의 축복이자 보배다. 무시당하고 폭행당해야 할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일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