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식 놓고 팽팽한 ‘수 싸움’ 돌입… 막판 지지율에 달렸다
단일화 성사될까?
3·9 대선을 24일 앞둔 13일 최대 변수인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에 불이 붙었다. 신호탄은 뜻밖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먼저 쏘아올렸다. 출마 선언 후 내내 따라다녔던 ‘단일화 꼬리표’를 떼는 동시에 지지율 하락이라는 위기 속에서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그러나 안 후보가 제안한 100% 국민여론조사는 다자구도에서 지지율이 앞서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상당한 리스크를 안기는 방식이다. 윤 후보 측이 완곡하면서도 분명하게 거부 뜻을 밝힌 이유다.
그동안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하고 거듭 완주 의지를 밝혀 온 안 후보는 후보 등록 첫날 단일화를 전격 제안했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무슨 일을 해도 단일화 언제 할 거냐는 물음을 피해 갈 수 없다면 정면 돌파하는 게 낫겠다고 안 후보가 판단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안, 후보 등록 후 단일화 꺼내 들어
국힘 “진정성 없다” 부정적 반응
윤, 이 후보와 ‘박빙 경쟁’ 상황
단일화 논의 완전히 외면 어려워
28일 데드라인… 승부수 던질 수도
이미 한 번 경험한 방식이기 때문에 명분도, 효율도 있다는 것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윤 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큰 안 후보가 유일하게 승부를 걸어 볼 만한 방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동안 단일화 관련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로의 단일화를 가정할 경우 윤 후보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더 큰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머니투데이 더300 의뢰로 지난 7∼8일 전국 18세 이상 1007명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윤 후보로 야권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윤 후보는 44.8%, 이 후보는 39.5%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내 격차였지만, 안 후보로 단일화하면 안 후보 45.6%, 이 후보 35.9%로 오차범위를 넘어섰다.
당연히 윤 후보로서는 수용하기가 쉽지 않은 제안이다. 윤 후보 측은 최근 다자 대결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 지지율이 안 후보에 서너 배 앞선 상황에서 여권의 ‘역선택’ 우려도 있는 여론조사 경선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안 후보 측은 이미 전날 오후 비공식으로 여론조사 경선에 의한 단일화를 제안했으며, 윤 후보 측 공식 라인은 내부 논의를 거쳐 수용 불가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국민의힘 내에서는 안 후보가 후보 등록 후에야 단일화를 꺼내 들었다는 점에서 “정략적으로 단일화 이슈를 꺼내 판을 흔들어 보겠다는 것” “진정성 없는 간 보기”라는 부정적 반응마저 나온다. 그러나 민주당 이 후보와의 박빙 경쟁 상황에서 야권 연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만만찮아서 단일화 논의 자체를 완전히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로서는 단일화 논의의 물꼬가 터진 만큼 후보 간 담판을 통한 안 후보의 양보를 이끌어 내기 위해 방안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윤 후보 측에서는 안 후보에게 새 정부 초대 책임총리를 제안하는 방안부터 공동정부 내지 연합정부 수립까지 다양한 아이디어가 거론된다. 반면 선거 막판까지 박빙 지지율에 변화가 없을 경우 윤 후보가 전격적으로 여론조사 방식을 수용하는 승부수를 던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관건은 선거 막판 지지율 변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두 후보 측은 각자 후보 등록을 마친 만큼 이제는 투표용지 인쇄일인 28일을 2차 데드라인으로 설정하고, 물밑 의견 교환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전투표일인 3월 4∼5일 전까지 벼랑 끝 전술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