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있다- 자연 재료를 오롯이 사용한 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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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미장 / 김성원

미장은 벽이나 천장, 바닥 따위에 흙이나 회, 시멘트 따위를 바르는 것이나 그 행위를 말한다. 비바람을 막고, 습기를 조절하고, 외장을 꾸미는 작업이다. 하지만 미장에 관한 오해도 적지 않다. 건축이나 건축물을 예술 영역에 포함하는 요즘이지만, 미장은 어쩐지 단순 막노동으로 여겨지는 듯하다.

이 책은 그런 인식에서 벗어나는 시도를 한다. 집에 있어 미장이 가지는 각별한 기능과 의미로 채워져 있다. <자연 미장>이라는 제목에서 나타나듯이 자연 친화적이고 무공해의 세계를 다룬다.

벽이나 천장, 바닥은 무엇보다 나와 친밀하게 지내는 대상이다. 역병으로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 요즘은 더욱더 그렇다. 이때 적지 않은 독성 물질을 품은 미장재를 사용한 공간에서 머무는 건 고통이 아닐 수 없다. 현대 미장재는 대개 화학 합성수지 접착제와 다양한 첨가물을 머금고 있어서다.

저자는 흙, 석회, 석고, 광물 물감, 모래, 짚, 풀과 같은 자연 재료만을 사용한 미장에 주목한다. 공기를 정화하고, 냄새를 없애주며, 방음 기능까지 갖춘 자연 미장재의 효능은 놀랍다. 화학물질 미장재가 호흡기 질환이나 피부 알레르기, 아토피의 원인이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14년 동안 저자가 겪은 실전 경험담은 자연 미장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한다. 또 전 세계의 독특하고 놀라운 미장 기술과 장인들을 소개하고 있다. 흙손 종류나 균열을 줄이는 방법 등 현장에서 적용할 내용도 친절히 알려준다. 책장을 덮고 나서 외부 벽을 만져본다. 건강을 묻는 행위이다. 사람의 피부 상태가 그 물음에 대답하듯이. 김성원 지음/빨간소금/296쪽/2만 원.

이준영 선임기자 g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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