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했다- 길드 사회주의, 경제 민주주의 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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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드 사회주의 / G D H 콜

옛 소련의 붕괴로 지구상에 정통 사회주의의 불빛이 사그라든 21세기. 미국식 자본주의의 폭주에 제동을 걸 만한 새로운 대안 사상이 태동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 책은 신자유주의로 대변되는 21세기 자본주의의 대전환을 꿈꾸는 이들에게 상상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20세기 초, 영국에서 산업별 노동조합이 대규모 파업을 전개하고 자본주의를 지양하는 노동계급의 급진적 운동이 진행되던 시기에 소련 등 국가사회주의 체제 대신 아래로부터 상향식 사회주의 이념과 운동을 주창하고 실천하려고 했던 ‘길드 사회주의’의 주요 이념과 구상을 정리한 것이다.

길드 사회주의는 역사 발전 법칙과 계급투쟁을 논거로 삼는 독일과 러시아 정통 마르크스주의자들과 달리 ‘경제 민주주의’를 지향했다.

길드 사회주의 운동의 대표적 사상가인 G.D.H. 콜의 저작은 현대 산업사회가 과연 계급사회도 아니고 관료사회도 아닌 형태로 발전할 수 있느냐, 하는 우리의 근본적 물음에 대한 가장 직접적이고 성실한 답변이다.

이 책은 100년 전 저작이지만 오늘날 우리에게 풍부한 영감과 교훈을 주며, 우리 문명을 어떤 방향으로 재편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쾌한 시사점을 제시하기에 충분하다. 축적의 위기, 불평등의 위기, 생태계 위기가 중첩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지구자본주의’의 모순을 극복하려면 국가 기구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고 ‘길드 연합체’와 같은 아래로부터의 대중 조직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관심과 열정, 일상적 활력이 필요함을, 콜은 100년 전에 이미 예언했던 것일까. G.D.H.콜 지음/장석준 번역/책세상/304쪽/1만 1200원. 윤현주 선임기자 hoh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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