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일손 부족한 판에 ‘구청장 정무라인’ 늘린 연제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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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연제구 구청장이 지방선거를 석 달여 앞두고 비서관을 새로 임용해 논란이 인다. 코로나19 방역 업무의 과부하로 인력 부족이 심각한 시점에 선거가 코앞에 두고 구청장 정무 라인을 늘린 것은 방역보다 선거를 염두에 둔 인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연제구청에서는 앞서 구청장 측근인 현직 비서실장이 구청 업무 전반을 감시하는 감사관으로 임명(부산일보 1월 20일 자 10면 보도)돼 반발이 일었던 만큼, 구청장이 선거 준비에 구청 인력을 동원한다는 내부 비판이 거세다.

비서실장 감사관 임명 논란 이어
비서관 1명 추가 임용해 총 5명
“석달 뒤 선거 준비만 하냐” 성토
구청 “조례 정원 지켜 문제 없다”

23일 연제구청에 따르면, 지난 10일 자로 A 씨가 구청 비서관에 새로 임용됐다. 이에 따라 구청장 수행 업무만 맡는 비서실의 비서관은 총 5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기존 4명은 비서실장과 운전기사, 사무실 비서, 수행비서다. A 씨는 구청장의 행사 관리 등 의전을 담당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맡게 돼 수행비서만 2명이 됐다.

인사 발령이 나자 구청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반발이 터져 나왔다. 가뜩이나 코로나19 방역 업무로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정작 구청장은 개인의 선거 준비에만 우선하고 있다는 불만이다.

연제구청의 한 공무원은 “이번에 구청에 신규 임용된 인력 15명 중 10명은 보건소로 발령이 났는데, 보건직과 간호직뿐만 아니라 공업직과 사회복지직 신규 임용자들도 보건소로 배치됐다”며 “구청에 임용되자마자 보건소로 발령이 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로, 그만큼 보건소 일손이 시급한 상황에서 구청장이 수행비서를 추가로 뽑은 건 선거 전 정무 라인을 강화하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달 연제구청은 현직 비서실장을 개방형 직위 공모를 통해 감사관에 임명해 한차례 인사 논란이 일었다. 구청장 측근인 비서실장이 임명된 만큼 구청 업무 전반에 대한 공정한 감사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구청장 선거를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이어 한달여 만에 또다시 비서실 인력이 증원되자 구청 내부에서는 반발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연제구청 공무원 노조는 성명서를 내고 “지난달 비서 출신 감사담당관 임용에 대해 ‘자기 사람 심기’라는 우려를 표했음에도 또다시 전례 없는 인사가 났다”며 “코로나19 업무 분담을 해달라는 지자체의 지속적인 요구에 따라 이번에 신규 인력이 충원됐는데, 이 와중에 구청장이 비서관 채용을 했다는 것은 인사 행정의 불신을 자초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제구청은 원칙상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연제구청 자치지원과 관계자는 “이번 비서실 인력 증원은 조례에서 명시된 자치지원과 정원 이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원칙상 문제는 없다”며 “신분상 공무원인 만큼 우려하는 선거 활동 지원 등과는 무관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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