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파크 브랜드 아웃” 부산 재개발 사업장은 ‘설문조사 중’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이 시공사로 참여하는 부산의 주요 재개발 사업지마다 시공사 교체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가 진행 중이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교체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어서 부산에도 현산 퇴출 사업장이 나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촉진 3구역 재개발조합은 광주 화정 아이파크 건설현장 붕괴 사고 이후 현산이 제시한 조치 계획의 수용 여부를 조합원들에게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현산은 촉진 3구역 조합원들에게 ‘아이파크’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고, 새로운 브랜드를 선정하겠다고 제안했다. 또 조합이 별도로 지정한 공사관리감독기관의 비용을 지불하고, 이주비 대출 100%과 이사비 1억 원 지원 등을 약속했다.
현산 시공사 해지 여부 둘러싸고
촉진 3구역 내달 3일 의견 수렴
다른 현장서도 퇴출 찬반 논란
조합 측은 내달 3일까지 현산의 조치 계획 수용 여부를 물어, 반대 의견이 다수일 경우 시공사 해지 총회를 열 계획이다.촉진 3구역은 부산시민공원 옆의 재개발 사업지로 현재 조합원은 1781명이다. 총 3554세대 규모로, 전국에서 현산이 단독 시공하는 재개발 사업장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다른 건설사와 공동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는 서금사 A구역(2672세대)과 가야 1구역(1943세대)에서도 설문조사가 진행 중이다. 아이파크 브랜드를 변경하고 골조 등 구조적 안전결함 보증 기간을 10년에서 30년으로 확대하는 방안 등이 담겨 있다. 이들 조합도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시공사 교체 여부를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이들 재개발 사업지마다 현산 퇴출에 대해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현산 퇴출에 찬성하는 쪽은 부실공사를 우려하고 있다. 여기다 최근 현산이 신규 수주한 재개발·재건축 단지와 계약 조건이 크게 차이난다는 점에 반발하고 있다.
현산은 광주 사고 이후 1305가구 규모의 경기도 안양 관양현대 재건축 사업지에 후분양으로 평당 4800만 원, 관리처분 전 시공사 재신임 등의 조건을 내걸어 수주에 성공했다. 또 서울 노원구 월계동신아파트 재건축에는 공사비 확정과 미분양분 시공사 인수 등을 조건으로 수주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촉진 3구역의 한 조합원은 “촉진 3구역은 사업 규모에 비해 현산 측 조치 계획이 부족하다”며 “실거주 목적으로 투자를 했기에 시공사 교체로 1년 가량 사업이 지연된다고 해도 가족 안전을 위해 감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사업 지연으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며 시공사 교체를 반대하는 의견도 나온다. 다른 현산 재개발 사업지의 한 조합원은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이 내려지기도 전에 시공사를 해지한다면 소송전이 벌어지면서 사업 지연이 불보듯 뻔하다”며 “오히려 현산이 앞으로 안전에 더 신경 쓸 것으로 기대되어 시공사 유지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송지연 기자 s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