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망 뚫린 부산구치소, 집단감염 열흘 만에 238명 폭증(종합)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부산 사상구 부산구치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열흘 만에 200명이 넘는 등 감염 규모가 연일 확대되고 있다. 구치소는 시설 내 밀집도를 완화하기 위해 재소자와 직원을 대구·경북 지역으로 옮기는 등 방역 조치에 나서고 있지만 관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28일 부산구치소에 따르면 지난달 17일부터 이날까지 구치소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재소자 205명, 직원 33명으로 총 238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24일 기준 145명 감염에서 불과 4일 만에 93명이 추가로 확진된 것이다.
지난달 17일부터 확진자 발생
18일 30명 → 28일 238명 증가
비확진 재소자 대구·경북 이송
재판 연기 요청·순회진료 확대
추가 이송 등 방역관리 강화키로
구치소에서는 지난달 16일 신규 입소한 재소자가 다음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연일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구치소 측은 지난달 18일 직원과 재소자 등 30여 명이 감염된 사실을 확인하고 직원과 재소자를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진행해 지난달 24일까지 직원 16명, 재소자 12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구치소 내부에서 감염이 확산되자 부산구치소는 비확진 재소자를 대구, 경북 지역에 있는 교도소로 옮기는 등 확산세를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치소는 지난달 25일부터 3일에 걸쳐 재소자와 직원 150여 명을 대구와 경북지역에 있는 교도소로 이송했다. 최근 신설돼 현재 비어 있는 대구교도소로 재소자를 분산하는 방법으로 시설 밀집도를 낮추고 감염 확산을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또 법원, 검찰 등 유관기관에 협조 공문을 보내 구속기간 만료 임박이나 선고 등 긴급한 상황을 제외하고 감염 상황이 안정화될 때까지 재판이나 대면조사 등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불가피하게 법정을 출석해야 하는 경우에도 직원과 재소자 모두 KF94 마스크, 방호복 등 보호장구를 착용해 재판을 진행한다.
이 밖에도 밀접접촉자와 확진자를 일반수용동과 완전히 분리된 별도의 공간에 수용하고 순회진료를 늘려 수용자 중 발열 등 의심 증상이 발견될 경우 즉시 전담병원으로 호송조치할 계획이다.
구치소 측은 현재까지 확진자 가운데 위중증 환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무증상 확진자를 조기에 찾아내기 위해 비확진 직원과 재소자를 대상으로 선제적 검사를 실시하는 등 방역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구치소 총무과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구치소 내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지만 재소자 이동 조치 등을 통해 감염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다른 재소자도 언제든지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