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국민의당 지지층 ‘야권 단일화’ 요구 여전 [한신협 3차 대선 여론조사]
지난달 25일 서울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2차 정치분야 방송토론회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왼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인사를 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3·9 대선 최대 변수로 꼽혀온 야권 후보 단일화가 무산 수순에 접어든 모습이지만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지지층 내에서는 여전히 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센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일보>와 한국지방신문협회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남녀 3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8%포인트(P)), ‘야권 단일화가 필요하지 않다’가 56.6%로 ‘필요하다’(37.8%) 보다 18.8%포인트(P) 높았다. 야권 후보 단일화 시 불리한 위치에 놓이는 더불어민주당(83.7%), 정의당(77.7%) 지지층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높았다.
하지만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지지층으로 한정해서 살펴보면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다. 국민의힘 지지자 가운데 단일화가 필요하단 대답은 65.5%, 필요하지 않다는 30.9%로 집계됐다. 마찬가지로 국민의당 지지층에서도 59.6%가 필요, 36.9% 불필요하다고 답했다. 또한 이번 대선의 성격에 대해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고 답한 이들 중에서도 필요하다(64.4%)는 대답이 불필요(31.5%) 응답보다 압도적으로 앞섰다.
다만 개별 대선 후보의 지지 여부에 따라서는 다소 상이한 결과가 도출됐다. 차기 대선 후보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층에서는 66.6%가 필요하다고 답한 반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지지층에서는 44.1%에 불과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부산·울산·경남(불필요 56.8%, 필요 38.1%)과 서울(56.6%, 36.0%), 인천·경기(56.6%, 37.7%) 등 이번 대선 캐스팅보트 지역에서 야권 단일화가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이 앞섰다. 국민의힘 텃밭인 대구·경북에서만 유일하게 필요하다는 응답이 51.8%로 과반을 차지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60대 이상에서만 유일하게 필요하다는 대답이 48.8%로 필요하지 않다(44.9%)를 앞섰으며, 다른 나이대에서는 모두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이 과반을 차지했다.
야권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서는 ‘가능하지 않다’는 응답이 67.1%, ‘가능하다’가 26.3%로 나타났다. 주목되는 대목은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비율이 높았던 국민의당(불가능 61.7%, 가능 33.0%), 국민의힘(45.6%, 47.7%) 지지층과 정권교체 지지층(47.7%, 45.2%), 대구·경북(56.6%, 35.8%) 등에서도 단일화 가능성을 낮게 보거나 오차범위 내에서 엇갈린 시각을 보이고 있었다.
조사 어떻게 했나
이번 조사는 <부산일보>와 한국지방신문협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조원씨앤아이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4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3만 305명에게 ARS(자동응답·휴대전화 100% RDD 방식)로 전화를 걸어 3004명이 답변한 결과다. 응답률 9.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8%포인트(P). 부산·울산·경남 436명 등 전국 9개 지역에서 유의미한 표본수를 얻은 결과로 지역별 민의가 충분히 반영됐다. 통계 보정은 올 1월 말 행정자치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지역별 림가중 부여 방식을 사용했다. 림가중은 성·연령·지역 중 하나를 기준으로 가중을 준 뒤 다른 할당 변수를 반복해서 가중하는 형태를 말한다. 통계값은 소수점 둘째 자리에서 반올림했다. 통계표 결과 단순 합산에서 반올림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