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중앙에 전봇대라니… 보행자 안전사고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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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부산 해운대구 중동의 A 음식점. 왕복 4차로에서 들어서는 주차장 출입부는 인도 대신 짧은 횡단보도로 연결됐고, 그 정중앙에 전봇대 하나가 서 있다. 식당을 이용하는 차들은 전봇대 양옆으로 아슬아슬하게 지나갔다. 핸드폰을 보면서 인도를 걷던 행인은 횡단보도 중앙에 있는 전봇대를 확인하고 깜짝 놀라며 피해가기도 했다.

부산 해운대구 한 음식점 주차장 출입구의 횡단보도 중앙에 전봇대가 서 있어 운전자와 보행자 안전사고 위험이 크다.

도로 확장공사로 3년 전 이설
인근 식당 통행차 불편도 초래
해운대구청 “다른 데 이전 검토”

전봇대가 이처럼 황당한 위치에 서게 된 건 3년 전 인근 도로 확장 공사를 하면서다. 해운대구청과 한국전력 남부산지사 등에 따르면, 해운대구청은 2019년 2월부터 11월까지 9개월간 이 일대 도로를 확장하는 공사를 했다. 그해 4월 구청의 요청을 받은 한전은 확장을 위해 인도에 있던 전봇대를 약 3m 옮겨 A 음식점 주차장 입구인 현재 위치로 이설했다. 통상적으로 전봇대 이설은 구청 측과 협의해 한전이 담당한다.

A 음식점 업주는 안전 문제를 호소하며 전봇대 이설을 요구한다. 주차장을 나서던 차가 전봇대와 부딪히는 사고도 두 차례나 발생했다. 구청은 업주의 요청에도 이설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당장은 힘들다고 답변했다. 이 업주는 “식당에서 나가던 차 사이드미러가 전봇대에 부딪히는 등 두 번이나 사고가 났다”면서 “상식적으로 가게 앞에, 그것도 횡단보도 위에 전봇대가 있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취재가 시작되자 한전 측은 구청과 협의해 이설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봇대 이설 비용이 관건이다. 전봇대 이설 비용은 이동 거리 등에 따라 천차만별인데, 통상 하나당 2000만 원 정도 든다. 전봇대 이설 원인 제공자에 따라 관할 구청과 한전이 비용 부담 비율을 결정한다.

해운대구청 관계자는 “전봇대를 이전할 당시에는 음식점 앞에 화단이 있었고, 이후 음식점이 주차장과 건물을 리모델링하면서 현재와 같은 출입 구조가 만들어졌다”면서 “이설의 적정성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전 남부산지사 관계자는 “현재 전봇대로 통행에 불편이 초래되고 있고 최근 구청 측에서 이설 공문이 온 만큼 향후 협의를 통해 전봇대를 다시 이설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성현 기자 kk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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