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이태규 의원 ‘의기투합’ 윤·안, TV토론 후 회동 ‘급물살’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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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안철수 단일화 전말

국회 법사위 국민의힘 간사인 장제원 의원이 2일 오후 국회 법사위원장실 앞에서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범죄수사경력 자료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부동시(不同視) 관련 자료를 열람하지 못한 이유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법사위 국민의힘 간사인 장제원 의원이 2일 오후 국회 법사위원장실 앞에서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범죄수사경력 자료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부동시(不同視) 관련 자료를 열람하지 못한 이유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의 3일 단일화는 지난 몇 달간 지루하게 반복된 신경전에 비춰 보면 그야말로 속전속결이었다. ‘안 철수한다’며 완주 의지를 거듭 밝혀 온 안 후보가 예상 밖 선택지를 꺼내 전격 성사됐다. 정권 교체를 위해 사실상 안 후보의 결심을 ‘압박’한 국민의힘과 윤 후보 측에서도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적지 않을 정도다.

‘이순신 12척 배’를 언급하며 결연한 완주 의지를 강조하던 안 후보의 태도에 변화가 공개적으로 감지된 것은 지난 1일. 3·1절 기념식에서 윤 후보와 만날 의향을 묻자 “중요한 어젠다를 논의한다면 어떤 정치인이든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한 것이다.


낮은 지지율에 완주 실익 없어

안, 정권 교체 실패 부담감 느껴

대화의 끈 놓지 않은 것도 주효


안 후보의 결심은 대선 ‘완주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라는 해석이 많다. 윤 후보가 선거에서 졌을 때, 정권교체 실패 책임론을 오롯이 뒤집어쓸 수 있다는 정치적 부담과 함께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주저앉을 가능성이 커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지율이 10%를 밑돌게 되면 선거비용을 전혀 보전받지 못한다.

단일화 급물살 배경에는 윤 후보 측 전권대리인 장제원 의원과 안 후보 측 이태규 의원이 지난달 27일 협상 결렬 이후에도 “끝까지 노력하자”며 대화의 끈을 놓지 않은 것도 있다. 안 후보의 단일화 결심이 곧장 실현될 수 있는 토대가 살아있었던 셈이다. 실제 마지막 TV토론이었던 2일 오후 8시 토론 시작 전에도 장·이 의원은 대화를 주고받으며 ‘의기투합’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오후 10시 토론이 끝나자 장 의원은 윤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이 의원과의 이런 협의 내용을 보고했다. 이 의원 역시 토론을 마친 안 후보를 비밀리에 국민의당 당사로 인도해 윤 후보와 만나야 한다고 설득했다. 결국 두 후보는 3일 0시께 장 의원 매형이자 안 후보 지인인 성광제 카이스트 교수의 자택에서 마주했다. 장제원·이태규 의원이 배석했다. 성 교수는 안 후보가 안랩 주식 절반을 출연해 설립한 비영리 공익법인 ‘동그라미재단’ 이사장을 맡는 등 안 후보와 막역한 사이다.

만남에서는 시작부터 윤 후보와 안 후보의 웃음이 터져 나왔고, 협의가 비교적 단박에 이뤄졌다고 한다. 이후 공동선언문 문안을 정리한 뒤 이날 오전 8시 국회 기자회견에 짙은 색 계열 정장에 각각 분홍색(윤석열), 어두운 붉은색(안철수) 넥타이를 매고 나란히 등장, 단일화를 선언했다. 안 후보는 단일화 선언을 한 뒤 이날 중앙선관위에 후보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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