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로 남을 ‘조선의 4번 타자’… “마지막이라 더 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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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투어 확정 이대호

△타격 7관왕 △골든글러브 6회·트리플 크라운(타율·홈런·타점) 2회 △한국 야구 선수 첫 한국·미국·일본 프로야구 1군 경기 출전 △한·미·일 프로야구 10홈런 △9경기 연속 홈런…. 이 중 한 기록이라도 가진 선수라면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을 요건을 갖춘 선수로 평가받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기록을 가진 선수라면 단연코 ‘조선의 4번 타자’라는 칭호를 받을 자격이 있다.

올 시즌 끝으로 22시즌 마무리
KBO, 프로야구 공로 존중 결정
체형 바뀔 정도 혹독한 개인훈련
“한국시리즈 우승컵 꼭 들고 싶다”

‘조선의 4번 타자’ 롯데 자이언츠의 기둥 이대호(40)가 2022시즌을 끝으로 한국프로야구를 떠난다. 이대호는 롯데 17시즌, 일본 4시즌, 미국 1시즌 총 22시즌의 화려했던 프로야구 인생을 마무리한다.

KBO는 지난달 14일 10개 구단과 논의한 끝에 이대호에게 은퇴 투어를 열어주기로 결정했다. KBO는 “이대호가 KBO리그와 국가대표팀에서 보여준 공로를 존중했다”며 결정 배경을 밝혔다. 이대호는 은퇴 투어가 결정되자 “올해 팀 성적에 대한 책임감도 더 크게 느껴지고, 더 잘해야 팬들이 야구장에 찾아올 것”이라며 “다 같이 즐기는 분위기 속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후배들과 힘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은퇴를 선언했지만 이대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언제나 그랬듯 혹독한 개인 훈련을 진행했다. 2020시즌이 끝난 뒤 개인 훈련 기간을 거친 이대호는 지난 2월 스프링캠프에서 확 바뀐 체형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대호는 “마지막이기 때문에 좀 더 열심히 훈련했다”고 밝혔다. 그는 “프로에서 20년 넘게 뛰었는데, 마지막 시즌이고 내년에는 못 하리라 생각하니까 준비하는 시간이 행복했다”며 “매년 해온 준비 기간을 다시 못한다고 생각하니 시원섭섭하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대호의 목표는 올 시즌도 여전하다. 늘 자신이 매 시즌 시작 전에 세웠던 ‘30홈런, 100타점’ 목표를 올해도 세웠다. 이대호는 지난 시즌에 팀 내 많은 강타자들을 제치고 19홈런을 치며 팀 내 홈런 1위를 기록했다. 특유의 유연하면서도 강한 임팩트를 기반으로 한 스윙을 통해 타율 0.286, 120안타, 19홈런, 81타점을 만들어냈다.

이대호는 올 시즌 그동안 주로 뛰었던 4번 타자의 부담감을 내려놓고 5번 또는 6번 타자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래리 서튼 감독은 득점 찬스에 강한 이대호를 5번 또는 6번 타석에 배치해 매 이닝 득점하는 장면을 머릿속에 떠올리고 있다. 하지만 이대호는 필요할 경우 4번 타자로 기용될 준비도 하고 있다. 팀 내 최고참이지만, 이대호는 어느 타선이든 팀에 도움이 되는 자리에서 뛸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다.

이대호가 롯데에서 이루지 못한 단 하나의 목표가 있다. 바로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이대호는 지난 2014년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뛸 당시 정규시즌과 일본시리즈 우승컵을 들어올렸지만, 롯데 자이언츠에서는 우승 경험이 없다.

롯데 선수들은 이대호가 떠나기 전 그의 꿈을 이루자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 이대호 역시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꿈을 꼭 이루고 싶다는 간절함을 밝혔다. 이대호가 2022시즌이 마무리되는 날, 그라운드에서 활짝 웃으며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드는 날이 열리길 기대해본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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