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LCC 본사 부산 설치, 인수위서 가닥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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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신공항 성공을 결정할 LCC(저비용항공사) 통합 본사(에어부산·에어서울·진에어 통합 법인) 부산 유치가 첫 단추부터 흔들리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 비서실장인 장제원(부산 사상) 의원에 따르면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이하 산은)과 국토교통부가 LCC 본사 부산 유치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2년 전 입장과 180도 다른 행태를 보인다고 한다. 특히, 인수위 측에 설명한 내용에도 차이가 있어 ‘거짓 보고’ 논란까지 빚어지고 있다. 장 의원은 지난 25일 국토부와 산은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LCC를 통합할 경우 해외 노선이 다양해지는 만큼 지방공항 활성화 차원에서 지방에 두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고 밝혔다.

산은·국토부 말 바꾸기로 국민 농락
새 정부 균형발전 의지 시금석 될 듯

산은은 설상가상으로 에 “LCC 본사를 부산에 두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밝힌 적도 없고, 그럴 권한도 없다”면서 “누가 그런 발언을 했는지 확인 중”이라고 장 의원의 발언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이는 지금까지 산은과 국토부의 방침과도 어긋난다. 앞서 국토부는 “LCC 본사는 지방공항을 기반으로 새롭게 영업할 수 있을 것”, 산은은 “LCC 본사 세컨드 허브를 사실상 부산에 위치시키겠다”고 수시로 밝혔다. 지난 2년 동안의 약속이 모두 거짓말이라면, 국민을 철저히 우롱하는 행위다. 정권 교체기를 틈타 국가 기관이 조삼모사로 국민을 농락하는 저의가 궁금할 정도이다.

산은과 국토부의 말 바꾸기에 ‘세컨드 허브’라는 가덕신공항의 꿈도 날아갈 위기에 처했다. LCC 본사 부산 유치는 2029년 개항하는 가덕신공항 성공의 핵심 조건이다. 부산지역 시민단체는 “최대한 빨리 LCC 부산 유치 100만 명 서명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라고 서두르고 있다. 부산시와 부산상공회의소도 최근 인수위를 찾아 “가덕신공항 성공 개항과 2030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서는 지역항공사가 필요하다”고 거듭 요청했다. 가덕신공항에 운항 베이스를 둔 항공사가 없으면 24시간 운영 관문공항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통합해 국내 시장점유율 60%를 넘는 독과점 단일 국적 항공사로서 발돋움하려면서, 국가균형발전과 부산의 꿈을 내팽개친다면 국민적 동의를 얻을 수 없다. 회생 불가능 기업, 비양심적 오너 일가의 갑질 기업에 수천억 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국민 혈세를 투입하는 것 자체가 특혜이기 때문이다. 윤리 경영·건전 경영 등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산은의 약속도 공염불에 그칠 우려가 크다. 현 정부 기구가 신뢰를 상실한 상황이라면 새 정부에서 LCC 본사 문제를 조속히 매듭짓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 대한항공 통합과 LCC 본사 부산 유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국가균형발전 철학과 의지가 있는지를 판가름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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