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동료는 잊어라”… 부산 여야 시의원 곳곳서 맞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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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영

지난 4년간 부산시의회에서 함께 의정활동을 해 온 여야 시의원들이 오는 6·1 지방선거에서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대두된다. 각 당의 대표 주자로 확정될 경우 어제의 동료가 오늘의 적으로 만나게 되는 셈이다.

비례대표 활약하다 지역구 도전
현직 의원들 ‘한 자리’ 두고 충돌
사하2 이성숙-윤지영 격돌 눈길
연제1 김태훈-이영찬 재선 노려


부산 사하2 시의원 선거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성숙(59), 국민의힘 윤지영(51) 시의원이 각 당의 예비후보로 등록해, ‘50대 현역 여성 의원’ 맞대결 구도가 나올 수 있을지 볼거리다. 두 시의원은 8대 시의회 전반기 때 복지환경위에서 같이 활동했고, 부산시 여성단체협의회 사무국장도 지낸 바 있다. 이와 함께 과거 민주당, 국민의힘 부산시당 대변인을 맡은 이력도 있어 ‘대변인 출신’ 대결이 성사될지도 관심사다. 또한 각각 전반기 부의장과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시의회 내 주요 보직도 맡으며 당내 입지를 다져 왔다. 현재 이 시의원은 도시환경위 위원, 윤 시의원은 기획재경위 부위원장으로 조기 사퇴 없이 막바지 의정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시의원 3선에 도전하는 이 시의원은 민주당 내 경쟁자 없이 단수 후보로 공천을 신청해 사실상 본선행이 확정됐다. 윤 시의원은 강달수(59) 전 구의원, 최종원(28) 건국중·고 법인 기획관리실장, 허일(59) 민족통일 부산시 사하구협의회 회장과 당내 공천 경쟁을 벌여야 한다. 현역 프리미엄의 강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당내 공천 티켓 확보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두 시의원은 “맞대결이 성사되면 마타도어가 아닌 선의의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연제1 시의원 선거에는 민주당 김태훈(36), 국힘 이영찬(63) 시의원이 재선을 위해 한 판 대결을 벌일 수 있다. 두 후보는 제4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함께 활동한 것 외에 특별한 인연은 없다. ‘청년 정치인’의 대표 격인 김 시의원은 현재 행정문화위 위원장으로서 지역 최대 현안 중 하나인 부울경 메가시티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해양교통위원회 부위원장인 이 시의원은 한국노총 출신으로 부산시 공공기관 노동이사제를 대표 발의하는 등 노동 관련 의정활동에 힘써 왔다.

현재 두 시의원에 맞서 각각 민주당 허정용(56)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연제구협의회 부회장, 국힘 오순곤(73) 전 시의원이 공천 경쟁에 가세한 상태다.

이번 현역 시의원 간 맞대결 구도가 나올 수 있는 것은 윤지영·이영찬 시의원이 4년 전 국힘 비례대표로 시의회에 입성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처음으로 지역구에 도전장을 던지면서 기존에 있던 지역구 시의원과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는 것이다. 윤 시의원과 이 시의원은 4년 전 각각 여성, 한국노총 몫으로 비례대표를 받았다. 비례대표가 지역구 선거판에 도전할 때는 ‘정치 신인’으로 간주돼 두 시의원은 당내 가산점을 챙길 수 있다.

이례적인 경우지만 남3과 남4 선거구에 각각 출마한 민주당 이용형(57), 국힘 이산하(66) 시의원 간 맞대결이 성사될 수도 있다. 현재 남구에서는 대연동 등에 대한 선거구 조정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가능성은 낮지만 두 후보가 같은 지역구에서 나서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남3에는 이용형 시의원이 민주당에서 단독으로 공천을 신청했으며, 남4에는 이산하 시의원과 함께 박형범(63)·정태숙(62) 부산 남구갑 당원협의회 부위원장이 국힘 후보군을 형성하고 있다. 또 여야 간 대결은 아니지만, 민주당에서는 사상구청장 공천을 두고 신상해 시의회 의장과 김부민 전 시의원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 전 시의원은 지난달 23일 사상구청장 선거 출마를 위해 시의원을 사퇴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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