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거리 두기 해제… “빼앗긴 일상에 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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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이상 연령층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이 시작된 14일 부산 동구의 한 병원에서 어르신이 4차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둡고 긴 터널을 겨우 빠져나온 느낌입니다.”

부산 해운대구에서 9년째 식당을 운영하는 김 모(51) 씨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검토 소식을 듣고 두 팔 벌려 환영했다. 약 2년간 사적모임과 영업시간을 얽맸던 거리 두기 탓에 김 씨도 빚더미에 오른 수많은 자영업자 중 한 명이다. 김 씨는 “오랜 기간 벼랑 끝에 서 있었는데 방역 규제 완전 해제 소식에 이제는 한 줄기 빛이 보인다”며 “드디어 빼앗긴 일상을 되찾은 느낌”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부, 오늘 거리 두기 최종안 발표
내주부터 완전한 일상 회복 전망
“마침내 해방… 한 줄기 빛 보여”
시민·자영업자 모두 기대 부풀어
고위험군 중심 감염 확산 우려도

정부가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확실한 감소세로 접어든 것으로 판단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 완전 해제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이럴 경우 다음 주부터 사적모임 인원 제한과 식당·카페 등 영업시간 단축 방침이 완전히 사라지고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된다. 약 2년 만에 완전한 일상 회복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동시에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8일부터 사적모임, 영업시간과 관련된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 제한을 대부분 해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거리 두기 해제에 따라 모임 인원 제한이 없어지고 식당 등은 코로나 이전처럼 24시간 영업이 가능해진다. 특히 콘서트나 대규모 행사 등이 아닌 일반적인 상황에서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없애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권덕철 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 관련 방역 조치를 해제하며 일상으로 전환하는 모습들이 보이고 있다”며 “우리도 높은 백신 접종률과 유행 안정세 등을 고려해 조심스럽게 나아가겠다”고 거리 두기 해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부는 방역 규제 조정안을 최종 검토해 15일 발표할 예정이다.

거리 두기 해제 가능성에 자영업자는 물론, 코로나19에 시달린 시민들도 일상 회복에 부푼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직장인 정 모(32·부산 동래구) 씨는 “앞으로 눈치 보지 않고 지인들과 모일 수 있고, 시간 계산하지 않고 식사를 할 수 있게 돼 해방감마저 든다”고 말했다. 부산 중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오진(30) 씨는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지만, 또 다른 변이가 발생해 거리 두기가 다시 시작될까 벌써부터 조마조마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계속 나오는 상황이어서 김 씨처럼 거리 두기 완전 해제에 우려를 표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날 0시 기준 전국에서 14만 8443명의 확진자가 추가됐고, 사망자는 전날(184명)보다 134명 늘어난 318명이 나왔다. 위중증 환자는 962명이다. 부산에서는 이날 5393명의 확진자가 추가돼 누적 확진자는 100만 1988명으로 늘었다.

부산 동구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요양병원 종사자와 환자는 여전히 바이러스에 치명적인데 거리 두기 해제가 고위험군 환자 관리 부실로 이어지지 않을지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동아대병원 감염내과 정동식 교수는 “거리 두기 완전 해제가 결코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을 의미하지 않지만, 코로나가 끝났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또 다른 대규모 감염을 부를 수 있다”면서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 만큼 모두가 ‘아직은 코로나가 진행형’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진석·나웅기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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