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전월세 등 주거 비용이 최근 10년간 14.5% 낮아졌다고 주장해 논란이 인다. 전세보증금을 주거비용으로 보지 않고 금리 등 조달비용 관점에서 기회비용으로서 측정한 결과다.

부동산팀, 실질통합주거비 산출
전세보증금을 기회비용으로 측정

KDI 오지윤 부동산연구팀장은 28일 ‘임대 주거비 변화와 주택공급’ 보고서에서 “전국 실질 통합주거비지수가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3.3% 하락하다가 2020년에 3.9%, 2021년 7.3% 상승했다”며 “(이에따라) 실질 통합주거비 수준은 2011년 대비 2021년 말 기준으로 14.5% 낮다”고 결론내렸다.

오 팀장은 임대차 계약을 월세로 환산한 실질 통합주거비 개념을 산출했다. 그는 “전세보증금은 계약 종료 후 임차인에게 반환되기 때문에 그 자체를 주거비로 보기 어렵다”면서 “금리 등을 반영한 조달 비용 관점에서 기회비용으로의 주거비가 측정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주거비에서 전세보증금을 빼고 금리 등만 놓고 보면 통합주거비는 전세가격이 상승했음에도 저금리 덕에 내려갔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런 발언은 급등한 전세보증금을 조달하지 못해 집을 줄이거나 집값이 더 싼 지역으로 이사하는 서민들의 삶과 괴리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 팀장은 ‘전세보증금이 주거에 필요한 일종의 매몰 비용인데, 이를 주거비로 보기 어렵다는 가정에 동의할 수 없다’는 지적에 “전세 말고 월세로 살아보고자 했을 때 월세를 얼마나 내느냐가 결국 기회비용”이라면서 “전세금을 빼서 다른 데 쓰거나 투자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현수 기자 song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