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안정론’에 힘 얻은 윤 정부… 대선 이어 또다시 심판받은 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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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지선 결과 의미

6·1 지방선거의 승패는 이날 오후 7시 30분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에 대한 양당 지도부의 표정에서부터 여실히 드러났다. 국민의힘은 “만세”를 외치며 환호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얼어붙은 듯 침묵에 빠졌다.

출구조사에서는 광역단체장 17곳 중 국민의힘 10곳, 민주당 4곳, 접전 지역 3곳으로 나타났는데 2일 0시까지의 개표 결과 국민의힘은 영남권 5곳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을 뿐만 아니라 서울·인천, 충남·충북, 강원에서도 낙승을 거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대 관심 지역인 경기지사 선거에서도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가 개표 초반부터 근소하게나마 앞서가는 양상을 보였다.

반면, 민주당은 호남 3곳과 제주 등 승리가 확정된 지역이 불과 4곳에 불과했다. 민주당이 14곳을 석권하고 국민의힘이 단 2곳에 승리했던 4년 전 지방선거와 정반대 결과가 나온 것이다. 특히 정부·여당으로서는 당초 ‘광역단체장 9석 이상’이라는 목표를 초과 달성하면서 지난 대선에서 0.73%포인트 차의 불안했던 ‘반쪽’ 승리를 상쇄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여기에 기초단체장·광역의회·기초의회 등 ‘풀뿌리’ 선거에서도 4년 전 민주당에 뺏긴 지역을 상당 부분 ‘수복’할 것이 유력하다. 경남 창원의창 등 7곳의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이 기존 4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번 선거가 끝나면 앞으로 2024년 총선까지, 약 2년 동안 전국 선거가 없다는 점에서 이날 민심의 무게추는 상당 기간 정국의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민심이 ‘국정 안정론’에 강하게 힘을 실어준 만큼 출범 22일을 맡은 윤석열 정부는 여소야대라는 불리한 의회 권력 구도 속에서도 국정 전반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여건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반대로 대선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여당에 내어준 민주당은 국회 다수당임에도 불구하고 향후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기가 여의치 않게 됐다. 특히 4년 전 수도권뿐만 아니라 사상 처음으로 부울경 지방권력까지 ‘싹쓸이’하면서 다진 전국 정당의 기반이 크게 허물어졌다는 뼈아픈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당 지도부의 전략적인 실수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다. 당내 여러 부정적인 의견에도 직전 대선후보를 무리하게 불러냈지만, 기대했던 ‘이재명 효과’는 전혀 발휘되지 않았다.

오히려 막판에 조율되지 않은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불쑥 내면서 오히려 악수였다는 비판마저 나온다. 여기에 강성 지지층에 기대 출범 한 달도 안 된 정권에 대해 ‘심판론’을 앞세우는 등 전략적 실패, 쇄신을 둘러싼 당 내홍 등 “패하려고 작정한 선거”였다는 내부 비판도 나온다.

선거 직전 당 쇄신론을 제기한 박지현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결과에 대해 “민주당이 대선에 이어 두 번째 심판을 받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민주당이 대선 이후 쇄신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출범한 지 한 달도 안 된 윤석열 정부 견제론보다는 쇄신하겠다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렸어야 하지 않나 하는 마음이 크다”고 당 지도부의 전략 실패를 지적했다.

전창훈 기자 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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