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참패 책임부터 가리자”… 민주당, 후폭풍 ‘시계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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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비상대책위원들이 2일 국회에서 총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후 자리를 뜨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더불어민주당의 지방선거 참패로 향후 정국이 안갯속에 빠지는 형국이다. 민주당이 지금의 단일대오를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윤호중·박지현 비상대책위원장 등 민주당 지도부가 2일 선거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당분간 리더십 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라 여야 협치 역시 ‘올스톱’ 모드다.

민주당 일부에선 올해 8월 전당대회를 앞당겨 조기에 수습하자는 주장도 나오지만, 선거 패배의 책임부터 가려내자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수면 아래 있던 계파 갈등이 당내 헤게모니를 둘러싸고 선거 다음날부터 급속히 분출했다.

친문, 이재명·송영길에 ‘화살’
친이는 이재명 중심 재편 구상
3일 연석회의 예정… 결과 주목

당장 친문(친문재인)계를 자처하는 의원들은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과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를 겨냥 ‘명길 책임론’을 집중 부각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대통령 선거를 지고도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지방선거를 치르다 또 패배했다. 이상한 대처는 당의 질환을 심화시켰다”고 썼다. 반면 친이재명계에서는 원내에 입성한 이 위원장을 중심으로 당 재편을 구상하는 모습이다. 정성호 의원은 “국민들께서 다시 매서운 회초리를 내려치면서도 가느다란 희망은 남겨 놓았다”고 말했다. ‘가느다란 희망’은 이 위원장과 김동연 경기지사의 승리를 의미한 것으로 읽힌다.

계파색이 옅은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제3지대 원로급 인사가 당을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당의 대수술이 필요한 상황에서 당권 싸움으로 사실상 당이 둘로 쪼개지는 파국은 막아야 한다는 의지로 보인다. 일단 민주당은 3일 국회의원·당무위원회 연석회의를 열어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수습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연석회의를 통해 차기 지도부 구성 등을 논의하겠다는 구상이다.

여권은 지방선거 승리를 고리로 윤석열 대통령 중심의 국정 장악력을 극대화하며 차기 총선 준비 태세에 일찌감치 돌입하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더 잘 챙기란 국민의 뜻으로 받아들인다”며 “서민들의 삶이 너무 어렵다. 지방정부와 손을 잡고 함께 어려움을 헤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선거 승리를 명분으로 원내 주도권 확보에도 나섰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기로 여야가 합의한 것은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동시에 2년 뒤 총선에 대비, 정당 개혁 등을 추진하는 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민지형 기자 oa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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