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위기 후 14년 만에 ‘대출 금리 8% 시대’ 온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4월(1.84%)보다 0.14%포인트 높은 1.98%로 집계됐다. 시중 은행들은 당장 지난 16일부터 신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에 코픽스 금리를 반영하게 된다. 사진은 이날 서울 한 은행에 내걸린 대출 현수막. 연합뉴스
은행권에서 올해 연말께 대출금리 상단이 8%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국내외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통화 긴축 우려로 올해 들어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가 2%포인트(P) 이상 뛰어 7%를 넘어섰는데,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한꺼번에 0.75%P 인상) 탓에 한은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최소 1.00%P 더 올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8%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년 만에 처음 겪는 금리 환경에 가계와 기업이 받을 충격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한은, 미국 ‘빅 스텝’ 등에 대응
연말까지 기준금리 네 차례 인상
가계·기업 ‘충격’ 불가피할 듯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17일 기준 연 4.330∼7.140% 수준이다.
작년 말(3.600∼4.978%)과 비교해 올해 들어 6개월여 사이 2.161%P 뛰었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의 지표로 주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같은 기간 2.259%에서 4.147%로 1.818%P나 치솟았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인플레이션 압력과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 또는 빅 스텝(기준금리 한꺼번에 0.5%P 인상)에 대응해 연말까지 네 차례(7·8·10·11월) 연속, 총 1.00%∼1.25%P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JP모건은 “한은이 7월 빅 스텝에 이어 8·10·11월 기준금리를 0.25%P씩 추가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가 3.0%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준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시장금리와 그에 연동한 대출금리도 함께 들썩일 수밖에 없고, 기준금리 상승 폭(1.00%∼1.25%P)만큼만 높아져도 연말께 대출금리는 8%를 넘어서게 된다.
시중은행 여신 부문 관계자는 “최근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고정금리)의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AAA 무보증) 금리 상승 폭은 한은 기준금리 인상 폭을 웃돌고 있다”며 “더구나 국내은행 대출자산이 대부분 변동금리에 집중된 상태라 향후 은행이 전략적으로 혼합형 금리만 크게 낮춰 수요를 유인할 가능성도 크지 않은 만큼, 연내 혼합형 최고 금리는 8%를 돌파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분석했다.
이주환 선임기자 jhwa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