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워케이션 성지' 부산, 지역 역량부터 결집하자
부산 지역 기업들이 뭉쳐 ‘워케이션’(workcation)이라는 트렌드를 반영한 신사업 모델로 부산의 새로운 관광 수요 창출에 나서 주목된다. 워케이션은 재택근무를 넘어 일(work)과 휴가(vacation)를 결합한 개념으로, 여행지나 휴가지에서도 업무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세계의 벤처기업과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 성행해 국내 기업들에도 확산하고 있는 원격근무 방식이다. 19일 부산에서 이러한 수요를 겨냥한 기업 ‘모두의부산지사’가 출범해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간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부산이 국내외 ‘워케이션의 성지’로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일·휴가 병행 환경 지원사업 시작돼
세계적 관광·비즈니스 도시 기회로
‘모두의부산지사’는 부산에서 휴가나 관광을 즐기면서 불편 없이 원격근무를 하는 업무 여건을 직원들에게 제공하려는 기업들의 부산지사 역할을 하겠다는 게 사업 목표다. 이 회사에는 지역의 50여 개 스타트업과 관광·마이스(MICE) 기업이 참여한다. 국내외 기업의 충실한 지사 기능 수행에 필요한 사무 공간과 숙박시설 제공, 기업 컨설팅, 인재 지원 등 제반 업무를 일괄 서비스하는 데 협업하기 위해서다. 국내 유일 국제관광도시로 지정된 부산의 관광 수익과 지명도를 더욱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고부가가치 시장 개척인 셈이다. 워케이션 트렌드와 여행·관광 욕구의 변화에 맞춘 차별화된 도시 마케팅이 아닐 수 없다.
워케이션은 사업성이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라인 등 국내 IT 기업들이 속속 주4일 근무제 속에 국내외 관광지와 연계한 워케이션을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젊은 층 직장인들이 임금이나 일보다는 여가와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work-life balance)과 복지를 더 중시하는 만큼 시장성도 밝다는 평가다. 따라서 부산이 ‘모두의부산지사’를 중심으로 지역의 장점을 적극 활용해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바란다. 워케이션 중심 도시가 되기에 부산보다 적절한 곳은 없다. 7개 해수욕장이 있는 바다와 강, 산 등 자연 경관이 수려하고 관광 인프라가 우수한 데다 IT 기술 같은 비즈니스 환경도 잘 갖춰진 까닭이다.
부산 기업들이 연대한 워케이션 사업이 순조롭게 성장한다면 관광산업 발전 외에도 고용 창출과 기업 유치로도 이어질 수 있는 등 파급 효과는 엄청나다. 이 때문에 부산시가 다른 지역 청년들이 부산에서 워케이션 근무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을 시범 추진하기 위해 오는 10월까지 참여자를 모집하기로 한 것은 고무적이다. 시는 여기에 머물거나 민간 기업의 영역으로만 판단하지 말고, 지역의 역량을 모아 매력적인 워케이션 도시로 육성하는 데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적극적인 시 지원을 통해 부산에서 놀면서도 편하고 쉽게 업무를 처리하는 산업이 활성화할 경우 부산이 세계적인 관광·비즈니스 도시가 되는 건 시간문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