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기업부터 아기 유니콘까지 부산 출신 스타트업 '승승장구'
부산 소재 주요 스타트업 기업들이 활약하며 부산이 제2의 실리콘밸리로 주목받고 있다.
부산시는 이달 10일 부산창업청 설립을 위한 추진 발대식을 갖고 창업 생태계 조성에 시동을 걸었다. 부산창업청은 전국 최초로 설립되는 지자체 산하 창업 전담 행정 기구로, 창업기업 성장·투자·마케팅·창업 공간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하도록 만들 계획이다.
풍부한 관광·산업 인프라를 바탕으로 스타트업 지원 사업을 펼치며 창업하기 좋은 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차별화된 창업 소재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부산을 넘어 전국으로, 전 세계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 숙박 스타트업 '지냄, 부산 대표 관광 스타 기업으로 눈도장
국내 숙박 시설 전반을 다루는 토탈 호스피탈리티 기업 지냄은 부산 해운대 엘시티에 본사, 서울 강남에 지사를 둔 스타트업이다. 지난 6월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가 발표한 부산 관광산업을 이끌어갈 ‘2022 부산 관광 스타기업’ 5곳 중 한 곳으로 선정되었으며, 부산을 거점으로 생활형 숙박시설 개발 사업을 펼치며 관광객들에게 차별화된 숙박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지냄은 올해 해운대 랜드마크 '엘시티 더 레지던스'에 하이엔드 호텔 브랜드 ‘와이컬렉션’을 런칭했다. 오피스텔과 아파트가 결합된 레지던스를 최고급 호텔 분위기로 탈바꿈 시킨 와이컬렉션은 개인 컨시어지와 버틀러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 만족도를 높인 결과 누적 객실 가동률 90% 이상을 기록 중이다.
와이컬렉션은 일반 소비자 뿐만 아니라 기업들 사이에서도 최고급 휴양지 겸 워케이션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BNK경남은행은 와이컬렉션을 이용 중인 대표 기업으로, 임직원을 위한 연중 휴양소로 지정해 직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었다.
지냄은 생활형 숙박 관리·운영 브랜드 '와이컬렉션' 외에도 부동산 개발·운영 직영 사업인 '더리프' 등 두 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냄의 올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전체 대비 352% 이상 신장하는 등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상반기 동기 매출과 비교 시 약 15배(1390%) 가까이 증가한 수치로, 특히 상반기 영업 이익률은 30%를 넘기며 창립 이래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냄은 올 하반기부터 고급 브랜드 전략, 전문화된 운영 인력, 효과적인 마케팅을 앞세워 부산 지역의 레지던스를 대상으로 위탁운영 사업을 본격 확장할 계획이다.
■ 국내 전자계약 1인자 '모두싸인'
부산 해운대구 센텀중앙로에 본사를 둔 모두싸인은 국내 1위 전자계약 전문 스타트업으로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7월 기준 19만여 기업들이 전자계약 플랫폼으로 활용중인 모두싸인은 기존의 종이 계약 문화를 디지털로 전환하는데 앞장서며 대전환을 일으켰다.
모두싸인을 이용하면 계약에 걸리는 모든 과정이 단 5분 정도면 충분하다. 모두싸인에서 날인된 전자문서는 전자서명법 등에 근거해 강력한 법적 효력을 지녀 신뢰도 또한 높다.
이 때문에 카카오와 같은 IT기업은 물론, 한국전력공사, 대웅제약, 한샘 등 국내 기업들, 그리고 한국맥도날드, 한국존슨앤드존슨메디칼,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등 다국적 기업에 이르기까지 모두싸인을 도입해 이용 중이다.
모두싸인의 성공 비결 중 하나는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간편함을 극대화한 점이다. 실제, 모두싸인을 이용하면 공인인증서 인증 등 번거로운 과정 없이 문서 업로드, 서명, 체결 등 계약 전 과정을 전화화 된 프로세스를 통해 원스톱 이용이 가능하다.
모두싸인은 부산의 인재를 꾸준히 키워나갈 생각이다. 많은 비수도권 기업이 서울의 숙련된 인력을 데려오거나, 채용이 힘들면 본사를 서울로 옮기곤 하나, 모두싸인은 고향인 부산의 인재를 발굴해 함께 성장해 나갈 예정이다.
■ 부산이 키운 아기 유니콘,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 기업 ‘론픽’
부산 센텀에 터를 잡고 있는 론픽은 부산의 전통 산업인 제조업에 4차 산업 기술인 DNA(데이터, 네트워크, AI)를 접목시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의료기기를 제조, 판매하는 스타트업이다.
부산대 대학원에서 로봇공학을 전공한 대학원생 3명과 운동 마니아 법대생 1명이 의기투합해 2016년 창업한 부산기업이다. 미국이나 유럽 쪽에 편향된 로봇공학 기술적 트렌드를 우리나라에 맞게 웨이트 트레이닝에 적용해 로봇이 운동을 도와주는 시스템을 만들어보자는 목표를 가지고 도전했다.
로보틱스(로봇공학기술)을 기반으로 운동을 코치하는 트레이닝 머신을 연구, 개발, 유통하는 론픽은 현재 삼성라이온즈프로야구단, KB여자농구팀, KT야구단 등을 포함하여 부산대학교병원, 당당한방병원 등 의료기관, 대학스포츠센터, 피트니스센터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호주 등 해외시장에도 진출하며 리커버리 메디컬 트레이닝 머신으로 의료·피트니스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더벤처스, 라구나인베스트먼트, 김기사랩, 중소기업은행, 롯데벤처스 등이 참여한 41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해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이 외에도 회사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론픽은 올해 6월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아기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00억 원 미만)으로 선정되어 시장개척자금으로 최대 3억 원, 50억 원 규모의 특별 보증과 최대 100억 원의 규모의 정책자금을 지원 받게 된다.
론픽은 향후 ‘론픽랩’이라는 운동기구를 활용해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을 구성하여 일반 소비자들과의 접점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 미국 법인 설립 준비 중인 여성 웰니스 스타트업 '티읕'
부산 해운대구 센텀에 위치한 티읕은 여성 웰니스 브랜드 기업으로, '우먼 임파워먼트(women empowerment: 여성이 자신의 의식과 능력을 향상시켜 정치·경제·사회 역량 등을 발휘하고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등의 남녀평등 추진의 기초를 이루는 시각)'라는 사회적 미션을 수행해 가치를 창출하고 경제적 이익도 만들어내는 사회적 기업이다.
2017년 11월에 설립된 티읕은 처음에는 여성이 겪는 불편함을 해결하는 여성 친화적 제품으로 '월경컵'을 국내에 처음 들여와 소개해 업계와 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티읕은 이후 2018년부터 2019년까지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의 보육기업으로 활동했고 2019년에는 부산시가 선정하는 부산대표창업기업으로 선정됐다. 2020년엔 고용노동부의 사회적기업육성사업 대상을 받아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회사는 여성의 Y존에 맞닿는 제품으로 구성된 페미닌 브랜드인 티읕과 여성 건강기능 브랜드인 티읕플러스를 운영 중이다. 두 브랜드는 월경컵, 여성청결제, 여성 질 건강 유산균, 여성 갱년기 영양제 등 총 11개의 여성 특화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이들 제품은 전국 올리브영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다.
티읕은 오는 9월 미국에 법인을 설립해 시장에 도전해 활동 범위를 넓힐 생각이다. 이를 위해 라이프 케어 브랜드로 바디용품 제품을 준비 중이며 현지 진출에 성공하면 스킨케어 제품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부산, 한국을 넘어 세계 여성의 불편함과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해 세계 여성 건강과 행복에 이바지하는 것이 이들의 최종 목표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