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배로 농장 키운 ‘커피 자매’… 은인은 부산 바리스타 전주연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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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커피도시 부산] 4. 혁신으로 주목받는 에콰도르 커피

로하 소소랑카 마을 올린카·디아나 자매
1ha서 시작했던 커피 농장 50·25ha로
매년 커피경진대회 도전하며 품종 개발
부산 모모스커피와 인연 맺고 ‘빅 점프’
에콰도르 최초 커피 미생물 실험실 준비
커피 친환경 관광 프로그램 위해 학위도

올린카(왼쪽)·디아나 벨레스 자매가 에콰도르 남부 로하 지방 소소랑카 마을에 있는 자신들의 농장에서 포즈를 취했다. 올린카(왼쪽)·디아나 벨레스 자매가 에콰도르 남부 로하 지방 소소랑카 마을에 있는 자신들의 농장에서 포즈를 취했다.

부산 스페셜티 커피산업은 에콰도르 로하 지방 한 커피 생산자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놨다. 에콰도르 로하 지방 소소랑카에서 각각 초로라·잠바미네농장을 운영하는 올린카·디아나 벨레스 자매의 이야기다. 2019년 에콰도르 커피 경진대회 ‘타사 도라다’에서 자매 농장의 커피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올린카와 디아나 자매의 커피는 부산에서 많은 사랑을 받으며 크게 성장했고, 이들은 이제 ‘커피 친환경 관광’ 사업까지 꿈꾸고 있다.



■1ha 농장이 50ha로 성장

지난달 29일 에콰도르 남부 로하 지방 소소랑카 마을에 있는 올린카·디아나 자매 농장. 커피 농장이 보통 그렇듯 산속 자매의 농장에서는 손님맞이 준비가 한창이었다.

올린카 씨는 2010년 막 세계적으로 붐이 일기 시작하는 스페셜티 커피 산업의 가능성을 봤다. 그는 결심 끝에 에콰도르 대표 커피 산지 중 하나인 로하 지방 소소랑카 마을로 이주했다. 올린카 씨의 ‘초로라 농장’은 1ha(1만 ㎡)의 작은 땅에서 출발했다.

올린카 씨는 “당시 이 지역에는 5개 커피 생산자 조합이 있었는데 스페셜티 커피 개념을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면서 “이곳으로 이주한 이후 지역 생산자와 힘을 합쳐 소소랑카 지역 전체 커피 품질 개선을 위해 힘을 모았다”고 말했다.

결과가 좋지 않을 때가 더 많았지만 올린카 씨는 매년 ‘타사 도라다’에 도전했다. 농장 크기를 늘려가며 질병에 강한 커피 품종 개발에 나서는 등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언니인 디아나 씨는 한참 뒤 커피 산업에 뛰어들었다. 디아나 씨의 ‘잠바미네 농장’은 올란카 씨의 농장 보다 더 높은 고도에 자리 잡았다.

자매의 커피는 2019년 열린 ‘타사 도라다’에서 1, 2위를 비롯해 주요 순위를 석권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특히, 첫 수확한 잠바미네농장 커피가 2위를 차지하며 화제를 모았다. 현재 올린카 씨는 50ha(50만㎡), 디아나 씨는 25ha(25만㎡)의 농장을 경영하는 생산자로 성장했다.


올린카 씨의 ‘초로라 농장’에서 커피 열매를 말리는 모습. 올린카 씨의 ‘초로라 농장’에서 커피 열매를 말리는 모습.

■부산 소비자가 바꾼 자매의 삶

자매의 농장은 매년 혁신을 거듭하며 성장 중이었지만, ‘타사 도라다’에서 우승하기 전까지 판매 실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그러다 2019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대회에서 우승한 부산 모모스커피 전주연 바리스타를 만나면서 숨통이 트였다.

올린카 씨는 “당시 우리 커피는 별로 주목받지 못했는데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이후 인연을 맺은 모모스커피를 통해 한국에 소개됐다”면서 “이후 같은 커피로 ‘타사 도라다’에서 우승하면서 꿈만 같은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과의 인연이 농장 경영의 ‘빅 점프’가 됐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자매는 늘어난 수익을 다시 농장에 재투자했다. 농장에서 트럭을 타고 10분쯤 산으로 올라가자 두 달 뒤 완공 예정이라는 미생물 실험실 건축 현장이 나왔다. 5000분의 1 이상의 경쟁률을 뚫고 에콰도르 정부 자금을 따냈다. 앞으로 이곳에서는 새로운 품종 개발과 커피 재배를 위해 필요한 각종 연구와 실험을 할 예정이다.

디아나 씨는 “에콰도르 최초로 이곳에 커피 미생물 실험실이 들어선다”며 “앞으로 보다 과학적으로 커피 재배와 가공을 할 수 있게 돼 기대가 크다”고 설명했다.


올린카 씨의 ‘초로라 농장’에서 관광 프로그램을 염두에 두고 만든 농장 내 바비큐장. 올린카 씨의 ‘초로라 농장’에서 관광 프로그램을 염두에 두고 만든 농장 내 바비큐장.

■커피 친환경 관광의 꿈

자매가 농장을 공들여 지은 이유는 따로 있었다. 자매가 보여 준 올린카 씨의 첫 집은 흔한 농장 시골집이었는데, 다수의 손님을 받을 수 있도록 집을 새로 지었다. 커피 생산 과정을 둘러 보고 농장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커피 에코 투어리즘(커피 친환경 관광)’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어서다.

디아나 씨는 “보다 전문적으로 투어 프로그램을 선보이기 위해 관광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며 “최고의 커피 생산자이자 관광 프로그램 운영자로 성장하고 싶은 꿈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콜롬비아를 비롯해 스페셜티 커피를 먼저 시작한 인근 국가는 농장 숙박이 포함된 커피 농장 투어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자매는 농장 주변의 이웃과 함께 성장하고 싶은 소망도 드러냈다. 올린카 씨는 “소소랑카 마을은 아직 전기와 수도 같은 기본 시설조차 갖추지 못한 곳이 많을 정도로 열악하다”며 “스페셜티 커피를 통해 이웃 커피 생산자가 소득을 높이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에콰도르 소소랑카/글·사진=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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