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과학”… 실험에 진심인 40대 농학자와 20대 청년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지속가능한 커피도시 부산]

농학자 레예스, 과학 기술 접목해 재배
커피나무 수분 흡수 돕는 특수 젤 시도
신세대 농부 필코, 커피경진대회 1위
7배나 가격 오른 신품종 개발하기도

‘라 플로리다’ 농장의 파브리시오 코로넬 필코 씨가 잘 설계된 건조실에서 말리는 커피 생두를 보여 주고 있다. ‘라 플로리다’ 농장의 파브리시오 코로넬 필코 씨가 잘 설계된 건조실에서 말리는 커피 생두를 보여 주고 있다.

에콰도르 스페셜티 커피 산업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역시 ‘뉴 제너레이션(새로운 세대)’의 등장이다. 전문 지식과 기술로 무장한 이들이 스페셜티 커피 산업에 새롭게 뛰어들면서 최근 몇 년 사이 좋은 품질의 에콰도르 커피가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 나타났다.

대학에서 농학을 전공한 앙헬 레예스(46) 씨는 농학 연구자로 일하다 스페셜티 커피 산업에 뛰어들었다. 할아버지부터 아버지 세대까지 모두 커피 산업에 종사했지만, 레예스 씨가 커피 산업에 발을 들인 것은 2018년. 그는 “커머셜 커피(시판 커피)를 재배하던 부모 세대와 달리 전문 농업 기술을 접목하면 훨씬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아 커피 재배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로하 지방에서 총 27ha(27만㎡)의 ‘아그로 로하’ 농장을 운영하며 과감하게 투자했다. 레예스 씨 농장 지대가 최근 기후변화로 강우량이 부족해져 인근 강에서 물을 끌어와 2개의 관개 시설도 구축했다.

또 커피나무가 물을 최대한 많이 흡수할 수 있도록 친환경 특수 젤을 토양에 함께 넣었다. 새로운 시도다. 젤은 마치 기저귀처럼 물을 머금고 있어서 커피나무 뿌리가 마르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레예스 씨는 “지난해 첫 수확을 했다. 앞으로 더 좋은 품질의 커피를 내놓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아그로 로하’ 농장의 앙헬 레예스 씨가 커피나무에 수분을 공급하기 위해 토양에 섞는 젤을 보여 주고 있다. ‘아그로 로하’ 농장의 앙헬 레예스 씨가 커피나무에 수분을 공급하기 위해 토양에 섞는 젤을 보여 주고 있다.

로하 지방의 또 다른 농장인 ‘라 플로리다’는 실험 정신이 투철한 파브리시오 코로넬 필코(29) 씨가 운영하는 곳이다. 5세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대농장으로 주로 사탕수수를 키워 왔다. 하지만 커피 생산자로는 필코 씨가 1세대다. 2017년 총 137ha(137만㎡)의 대농장 중 1ha(1만㎡)에 커피나무를 심었고 지금은 7ha(7만㎡)까지 늘었다.

필코 씨의 커피는 지난해 에콰도르 커피 경진대회 ‘타사 도라다’에서 1위를 차지하며 주목을 끌었다. 이후 그가 개발한 티피카 종과 시드라 종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품종의 커피 씨앗은 7배까지 가격이 오를 정도로 인기다.

그는 또 로하 시내에서 카페를 경영하며 커피를 로스팅하는 로스터이자, 바리스타로도 활약한다. 그는 “커피 품종 개발부터 생산, 소비에 이르는 전 단계를 전부 해보고 싶은 꿈이 있었다”며 “커피 품종 개발에 더욱 매진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