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시티 되면 되레 주변 지역 인구 늘어 위기 아닌 기회”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최치국 지방공기업평가원 이사장

부울경 특별연합의 초기 설계자
도시간 교통수단 신설로 균형발전
“동남권 연결, 신문명 거점 될 기회”

“부울경 메가시티가 행정 통합이 아닌 기능 통합을 전제로 하는 것은 그간 정책 평가 결과와 함께 도시 규모와 유형, 인구밀도, 도농간 격차 등으로 인한 소지역주의 대응 방안을 찾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부울경 메가시티의 초기 설계자인 최치국 지방공기업평가원 이사장은 28일 〈부산일보〉와 만나 △참여 정부 ‘초광역경제권’ △이명박 정부 ‘5+2 광역경제권’ △박근혜 정부 ‘중추도시권’ △문재인 정부 ‘대도시권간 기능 통합 법적 근거 마련’ 등 역대 정부에서 다양한 형태로 권역별 광역화를 실시해온 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부울경 특별연합 이탈을 선언한 경남도의 행정 통합 제안에 우려를 드러냈다.


최 이사장은 메가시티에 대해 “산업화 시대 중심도시와 위성도시로 구성된 대도시권과 차별화된 도시권”이라며 “상호의존적이고 보완적인 기능을 중심으로 형성된 네트위킹 도시권이다”고 강조했다.

‘빨대 효과’를 이유로 부울경 메가시티를 반대하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불필요한 오해”라며 “도시 간 새로운 교통수단 신설과 협력 강화 등은 빨대효과에 의한 위기가 아닌 좋은 기회임이 분명하다”고 반박했다. 최 이사장은 경부고속철도(서울~부산), 테제베(파리~리옹), 신칸센(후쿠오카 연장), 외레순 연결철도(코펜하겐~말뫼), 거가대교(부산~거제), 동해남부선(부산~울산)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 실증 연구를 언급했다.

최 이사장은 “프랑스 테제베 개통에 따른 빨대효과가 아닌 분산효과를 위해 리옹은 리옹중심협력체, 산업거점으로 도시기능을 강화했다”며 “부산은 고속철도의 기종점 지역으로서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 국제영화제, 해운대와 오시리아 등의 관광단지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외레순지역은 상호의존적인 도시기능으로 초광역권의 균형발전을 이루는 대표적 사례”라며 “거가대교는 개통 5년 뒤 사회경제지표를 조사한 결과 관광, 의료, 쇼핑, 주거 이동 등의 분야에서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이루고 있음이 확인됐다. 빨대효과 어원이 된 신칸센은 후쿠오카선 개통으로 우려와 달리 후쿠오카의 인구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최 이사장은 또 인구 측면에서도 부울경 메가시티는 빨대효과와 거리가 멀다는 점도 피력했다. 그는 “수도권은 도시광역화로 서울의 인구는 감소하고 반면 경기지역의 도시인구는 증가한다”며 “부울경의 경우도 같다”고 말했다.

최 이사장은 “(부울경 메가시티를 통한 동남권)연결은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고 신문명의 거점이 될 기회”라며 지리적 요인이 아닌 에너지와 인적 자원, 부가가치 사슬이 연결된 형태에 따라 결정된다는 ‘커넥토그래피’를 거론했다.

부울경 메가시티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동남해안 산업벨트의 중심지로서 해양산업·물류, 해양문화의 거점으로서 포항과 여수로 이어지는 약 300km의 동남해안 메갈로폴리스로 발전되어, 자립적인 경제권으로서 전 세계 해양중심도시로 거듭나야 한다”며 “다음 단계는 초국경도시권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일본 규슈권과 함께 초국경경제권 형성으로 동북아 중심경제권으로 동북아 통합을 선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이사장은 부산발전연구원에서 부울경 메가시티 외에도 가덕신공항 등 부산, 울산, 경남 발전을 위한 발전 전략을 수립해 온 인물이다. 이후 2020년 4월 지방공기업평가원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