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실질적 결정권자, 성남시장 아니냐”
연일 작심 발언 쏟아내는 유동규 전 본부장
재판서 변호인 통해 정영학에 따져물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특혜 의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불법 대선자금 의혹의 ‘키맨’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연일 작심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그간 직접적 언급을 피하던 이 대표의 이름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대장동 개발 특혜에 이 대표의 책임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의 변호인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정영학 회계사에게 ‘당시 실질적 결정권자가 성남시장이 아니었는지’를 추궁했다. 때로는 이 대표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변호인은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건설사를 배제하는 결정 과정이 성남시청 또는 성남시장으로부터 위에서 아래로 지시가 내려온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정 회계사는 “그때 당시는 몰랐지만, 최근 재판 과정에서 알았다”며 “위에서 (내려온)지침이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답했다. 변호인은 또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가 ‘공원화(제1공단 근린공원)만 하면 다른 것은 다 알아서 해, 마음대로 하라’고 했다는 것을 전해 듣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시장이 그렇게 정한 것이지, 그걸 어떻게 유 전 본부장이 힘을 썼다고 진술할 수 있냐”고 다그쳤다. 그간 이 대표에 대한 직접 언급을 삼가던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를 직격하는 작심 발언을 퍼붓고 있다. 그의 입장이 180도 변한 결정적 계기는 김문기 전 성남도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한 이 대표의 주장에 실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 대표는 지난해 방송 인터뷰에서 김 전 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전 처장은 검찰 수사를 받던 지난해 말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가)김문기를 몰라? (나랑)셋이 호주에서 같이 골프 치고 카트까지 타고 다녔으면서…”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인터뷰에서는 “의리? 그런데 이 세계는 그런 게 없더라. 내가 착각 속에 살았던 거 같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 대표 최측근 유흥업소 접대 의혹에 대해서는 “정진상이 나하고 술을 100번, 1000번을 마셨다”며 “(정진상이)유흥주점에서 술을 한 100번 먹었는데 술값 한 번 낸 적이 없다. 그것만 해도 얼마일까”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