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전담 31개국 중 8개국서 ‘한국 지지’ 끌어냈다
재계, 엑스포 회원국 표심 공략 성과
전담 마크 기업들 중 ‘최다’ 확보
SK·현대차는 2개국 지지 도출
경쟁국 선택 많아… 추이 살펴야
26일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과 태평양 12개 도서국 외교장관 간담회에서 최태원 2030부산세계박람회 공동유치위원장과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인사말을 겸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지를 요청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2030부산세계박람회(부산월드엑스포) 등 국제 행사를 유치하는 데 있어 민간 활동은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우리 정부도 부산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해 국내 기업 상황에 맞춰 국가별로 이른바 ‘앵커기업’을 선정해 전담마크하도록 맡긴 상황이다.
〈부산일보〉는 2030년 세계박람회 유치국 결정을 1년여 앞두고 정부가 파악 중인 대한민국 지지 국가 16개 가운데 기업별 성과를 분석해 봤다.
정부의 부산월드엑스포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대한상의 최태원 회장의 SK를 비롯해 삼성, 현대차, LG, 롯데, 포스코, 한화, GS, 현대중공업, 신세계 등 10대 그룹과 각종 경제단체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149개 세계박람회(BIE) 회원국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이 가운데 31개 국가를 전담, 가장 많은 회원국을 상대하는 삼성은 우리 측의 손을 들어준 16개 국가 가운데 절반인 8개 국가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삼성은 전담 국가인 프랑스가 사우디아라비아를 공식적으로 지지 선언하면서 BIE 회원국의 서유럽 지지세 확산 가능성이 제기되는 악조건 속에서도 영국과 독일 등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삼성이 맡은 31개국 중 사우디아라비아, 이탈리아 등 경쟁국을 선택한 나라는 3개 정도다.
부산월드엑스포 최전선에서 뛰는 최 회장의 SK는 삼성에 이은 총 24개 국가를 전담하고 있다. 전담국 가운데 2개 국가 지지, 경쟁 나라에는 4표가 유입된 상태다. 국가 외교 전략상 구체적인 국가명을 언급할 수는 없지만 유치위원장을 맡은 SK 특성상 한 국가의 지지 선언을 넘어 부차적인 지지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국가들을 전담하고 있는 만큼 추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 SK 그룹에 이어 3번째로 전담 국가가 많은 현대자동차그룹은 총 21개 국가 중 두 나라의 지지를 도출한 반면 경쟁국에는 4표를 빼앗긴 상황이다.
이 외에 △LG그룹 10개국 중 지지 2개 경쟁국 2개 △경제 6단체 46개국 중 지지 2개 경쟁 4개 △포스코 7개 중 지지 0개 경쟁 2개 △한화 3개 중 지지 0개 경쟁 0개 △현대중공업 2개 중 지지 0개 경쟁 0개 △신세계 2개 중 지지 0개 경쟁 1개 등으로 나타났다.
부산을 상징하는 롯데의 경우 3개 국가로 기업 특성을 고려, 관련성이 높은 나라 3개국이 배정됐지만 이 중 1개국은 경쟁국 지지를 선언, 나머지 2개국의 추이를 살펴봐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민간위원회는 기업별 앵커링 국가는 추가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동민 부산월드엑스포 민간 유치위원회 사무국장은 26일 국회 부산월드엑스포 유치지원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앵커링 국가는 고정이 아니라 기업 사정에 맞게 탄력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 하반기 앵커기업들의 네트워크, 현지투자, 미래협력 등을 활용해 유럽·중남미·아프리카·아시아 태평양 지역 61개국에 대해 직접 방문을 비롯, 면담하고 부산월드엑스포 지지 협조 요청을 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부산일보〉가 확보한 정부의 지지선언국 분류 자료에는 구체적인 국가 명이 등장하지만 유치 전략 차원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만큼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는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