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수의과대학 설립 본격 추진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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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에 설립 요청서 공식 제출

수의과대학 설립을 공식 추진하고 나선 부산대의 부산캠퍼스(장전동) 전경. 부산대 제공 수의과대학 설립을 공식 추진하고 나선 부산대의 부산캠퍼스(장전동) 전경. 부산대 제공

부산대가 수의과대학 설립을 교육부에 공식 요청해, 부산지역에서도 수의사가 배출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부산대는 ‘부산지역 거점대학 수의과대학 설립요청서’를 교육부에 공식 제출했다고 27일 밝혔다.

부산대는 설립요청서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인수(人獸) 공통감염병 전문가이자 사람-동물-환경을 종합적으로 접근하는 원헬스(one health)의 핵심인력으로 수의 분야 역할에 대한 요구가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배출되는 수의사가 매우 부족하고 30여 년간 수의대 신설도 없이 정체돼 있어 이 분야 인력 양성 필요성이 강력하게 요구된다”고 수의과대학 설립 추진 배경을 밝혔다.



부산대가 제출한 계획안에는 수의과대학 신설을 위해 부산캠퍼스와 양산캠퍼스 등 모두 32만여㎡에 교육·연구 시설을 갖추고 수의연구실험, 산업동물, 가축방역·재난관리 분야에 걸쳐 의생명융합 교육과정을 구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신입생 정원은 40명이며, 교수 등 전문교원을 20명 이상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부산대는 수의대 신설에 최소 12명의 교원이 필요한데, 이미 대학 내 교원 중 수의사 자격증이나 관련 박사학위를 가진 교원이 7명으로 과반을 확보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부산대 강동묵 의무부총장은 “부산대가 수의과대학 기반까지 갖춰 의생명 산업 특화를 통해 전국 유일의 산·학·연·병 바이오헬스 클러스터로서 의생명 융합연구의 메카를 조성한다는 큰 비전을 갖고 있다”며 “선진국 수준의 의생명 기술과 산업 발전, 부산지역 방역체계 강화와 해양바이오산업 활성화 등을 위해 동물실험과 의학·환경·수의학의 융합연구에 필수인 수의과대학 설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반려동물 인구와 관련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수년 전부터 부산지역에도 수의과대학 설립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영남권에서는 경남 경상국립대와 대구 경북대에만 수의학과가 있고, 서울대를 포함해 전국거점국립대학 10곳 중 수의학과가 없는 대학은 부산대가 유일하다.

부산대는 앞서 2017년 ‘수의학과 설립방안’ 용역을 시행한 데 이어, ‘수의과대학 신설’을 주요 공약으로 내건 차정인 총장이 2020년 취임하면서 ‘부산대 수의과대학 설립 준비 TF’를 구성해 세부 추진방안 등을 준비해왔다.

이달 12일 부산대에서 진행된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부산대 수의과대학 신설이 주요 사안으로 다뤄지기도 했다.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경상국립대 수의과대학 입학생 264명 중 부산 출신은 51명(19.3%)이며, 경북대 수의과대학 입학생도 10명 중 1명 정도가 부산 출신이다. 서 의원은 국감장에서 “학생들의 수요가 많고 반려동물 산업도 갈수록 발전하는 상황에서 수의사회 등에서 수의과대학 신설을 반대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교육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부산대가 수의대 신설을 본격화했지만, 앞으로 교육부 심의와 수의사회의 반대 여론 설득 등 첫 신입생 모집까지는 넘어야 할 절차가 많이 남아 있다. 부산대는 수의과대학 설립 요청에 대한 교육부의 답변을 받은 뒤 ‘보건계열 정원 증원 요청’과 함께 수의과대학 신설 내용을 담은 상세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교육부의 최종 정원 승인을 받으면 그 다음 해부터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다. 수의과대학 정원의 경우 농림축산부 관할로 대한수의사회와 협의를 거쳐 결정하는 구조여서, 그동안 수의과대학 신설과 정원 증원을 반대해온 수의사회를 설득하는 게 관건이 될 전망이다.

부산대 측은 관련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돼 2024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부산대 관계자는 “수의과대학이 6년 과정이기 때문에 아무리 빨라도 지금으로부터 7년 뒤에나 수의사가 배출될 수 있어, 10년 뒤 산업동향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부산대에 수의과대학이 신설되면 기존 수의사가 연구인력이나 교원으로 참여할 수도 있기 때문에 상생하는 방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부산에서는 동명대가 올 3월 부산시·경상국립대와 3자 협약을 맺고 동명대 부지 1만 3000㎡를 기부채납하는 방식으로 경상대 동물병원 부산분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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