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사? 뇌진탕 있었겠지" 윤 대통령 발언에 김대기 "그런 사례 있을 수 없겠나 한 것"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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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몰랐던 것 아니냐" 지적에 "그렇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이튿날 사고 현장에서 한 발언 중 일부가 8일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화두가 됐다.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 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양정숙 의원은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대통령은 29일 밤 11시 1분에 최초로 국정상황실 보고를 받았고, 밤새 지시를 내리고 긴급상황 점검회의를 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등도 주재했다고 하는데 맞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 실장이 "네"라고 답하자 양 의원은 "그런데 참사 다음날인 30일 오전 10시 현장을 방문한 대통령의 말과 행태는 기가 막히다"며 당시 윤 대통령의 모습을 담은 YTN 영상을 국감장에서 재생했다.

해당 영상에서 윤 대통령은 소방 관계자에게 "여기서 그렇게 많이 죽었단 말이야?(말이오?)", "그럼 여기에 인원이 얼마나 있었던 거야?" 등의 발언을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압사? 뇌진탕 이런 게 있었겠지"라고 발언했는데,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보고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8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 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를 받으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연합뉴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8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 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를 받으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연합뉴스

양 의원은 윤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참사 발생 12시간여가 지났을 때까지 전혀 사태 파악도 못하고 있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었다"며 "마치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 7시간 후에 '구명조끼를 입었다고 하는데 발견하기가 힘듭니까?'라고 발언한 것이 떠오른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현장에서 한 발언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 그야말로 아무것도 모른 채 현장에 나간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국정상황실 보고받고 밤새 수차례 지시하고 회의 주재한 게 사실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김 실장이 "확실하다. 그걸 어떻게 여기서 거짓말하느냐"고 답하자 양 의원은 "그런데 왜 12시간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저렇게 아무것도 모르느냐"고 했다.

그러자 김 실장은 "아무것도 모르지 않았다"고 했고, "아무것도 모르는 걸 드러내지 않았느냐"는 양 의원의 거듭된 지적에도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다.

이후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도 비판에 가세했다. 박 원내대표는 김 실장에게 "대통령께서 현장에 방문해서 '압사? 뇌진탕 이런게 있었겠지?'라고 애기했지 않았느냐"며 "이번에 희생자 중에 뇌진탕으로 사인이 밝혀진 분이 있었나"라고 물었다.

이에 김 실장이 "그건 제가 파악을 못했다"고 하자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상황을 알고 가셨는데 이런 반문이 나올 수가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 실장은 "사인을 몇 시간 만에 알 수는 없는 것"이라고 했으나, 박 원내대표는 "이미 언론에는 다 압사라고 나왔지 않나"며 "이런 자리에 가서 마치 아무런 사전 보고가 없었다는 듯이 뇌진탕을 언급한 것이 적절했다고 보느냐"고 질의했다.

그러나 김 실장은 "하도 언덕이 높고 해서 그런 사례는 있을 수 없겠냐, 뭐 그렇게 한 것이니 그렇게 비중 안 두셔도 된다"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월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핼러윈 인파' 압사 사고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월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핼러윈 인파' 압사 사고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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