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입맛에 맞는 커피 한 잔 내려 보실래요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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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커피도시 부산] 핸드 드립 원데이 클래스

핸드 드립 원데이 클래스 ‘내게 맞는 원두 찾기’가 포인트
원두 20g에 물 300g으로 커피 추출하는 게 기본 비율

드리퍼에 종이 필터를 깔고 원두 가루를 넣어 물을 붓는 방식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핸드 드립. 드리퍼에 종이 필터를 깔고 원두 가루를 넣어 물을 붓는 방식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핸드 드립.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겁고, 천사처럼 순수하며, 사랑처럼 달콤하다.” 프랑스의 정치가이자 외교관이었던 샤를 모리스 드 탈레랑 페리고르의 말이다. 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더 커지고 있다. 시내 번화가는 물론이고 주택가와 한적한 교외까지 어딜 가도 카페를 만날 수 있다. 따뜻한 커피 한잔이 몸과 마음을 녹이는 계절이다. 복잡한 생각은 내려놓고 내 입맛에 맞는 커피 한잔 내려 보자.


■통계가 보여주는 한국인의 커피 사랑

‘성인이 가장 좋아하는 음료 1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조사한 <2021 식품소비행태 통계보고서>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이 가장 좋아하는 음료 1위는 20.6%가 응답한 ‘커피’(인스턴트, 원두, 캔)였다. 2위는 ‘100% 과일주스’(12.7%), 3위는 흰 우유(10.0%) 순이었다. 테이크아웃 커피도 8.8%로 5위를 차지해 커피의 인기를 더했다. 연령대별 선호도를 보면 20대는 커피 12.1%로 과일주스 14.2%보다 선호도가 낮았다. 하지만 30대 이후는 커피가 선호 음료 1위였다. 30대 19.7%, 40대 21.3%, 50대 24.3%, 60대 23.7%, 70대 이상 21.7%가 커피를 선택했다.

‘성인 10명 중 7명 이상은 1일 1커피’. 최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발간한 <월간소비자> 10월호에는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한 ‘홈카페 소비자 인식 및 지출 비용 조사’ 결과가 실렸다. 응답자의 75.8%가 하루 1잔 이상 커피를 마신다고 답했고, 12.2%는 일주일에 5~6회, 8%는 일주일에 3~4회, 4%는 일주일에 1~2회라고 답했다. 한 달 평균 커피 구매비는 10만 3978원이었다.

‘한국 원두 수입량 15만 780t, 세계 6위.’ 국제커피기구(ICO, International Coffee Organization)의 세계 커피 소비량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는 세계 6위 규모의 커피 소비 국가다. 2020년 10월~2021년 9월 커피 수입량은 유럽연합 241만 5060t, 미국 161만 8920t, 일본 44만 3160t, 러시아 28만 860t, 캐나다 24만 660t, 한국 15만 780t이었다.


■원두 맛의 차이를 느끼는 게 포인트

“사실 핸드 드립 커피 내리는 방법은 유튜브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어요. 여러 종류의 커피 원두를 접해 보는 기회라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부산 연제구 연산동의 부산 바리스타 외식음료 학원의 핸드 드립 원데이 클래스를 맡은 양승일 아폴로 커피로스터스 대표의 말이다. 1시간 30분여 동안 이뤄지는 원데이 클래스는 핸드 드립 추출 방법을 가르쳐 주며, 나에게 맞는 원두를 찾을 수 있게 도와준다.

핸드 드립은 중력을 이용한 커피 추출 방식으로, 드리퍼만 갖추면 집에서도 간편하게 커피를 내려 마실 수 있다. “초보자가 유량을 일정하게 조절하면서 나선형으로 물을 붓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최근 커피 드립 트렌드는 옛날만큼 철저하거나 까다롭지 않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추출하는 커피의 양과 원두의 양만 정해 놓으면 일관적인 맛을 낼 수 있습니다.”


부산 바리스타 외식음료 학원의 핸드 드립 원데이 클래스에서 양승일 아폴로 커피로스터스 대표가 원두의 특성을 설명하고 있다. 부산 바리스타 외식음료 학원의 핸드 드립 원데이 클래스에서 양승일 아폴로 커피로스터스 대표가 원두의 특성을 설명하고 있다.

뜸을 들일 때 신선한 원두는 크게 부풀고(왼쪽) 로스팅한 지 오래된 원두는 부풀어 오르는 것이 적다. 뜸을 들일 때 신선한 원두는 크게 부풀고(왼쪽) 로스팅한 지 오래된 원두는 부풀어 오르는 것이 적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드립커피에 쓰이는 원두 양은 15g이 기준이었지만 요즘은 20g이 보편적이라고 한다. 한국인의 입맛이 ‘진한 커피’를 선호하는 것으로 바뀐 것이다. 따뜻한 커피를 내릴 땐 원두 20g에 물 300g, 아이스 커피를 만들 땐 원두 20g에 물 200g이 기본 비율이다.

“커피를 내리기 전에 먼저 종이 필터를 적셔서 종이 냄새를 빼는 린싱 과정은 생략해도 괜찮지만 뜸을 들이는 과정은 꼭 필요해요. 뜸을 들이지 않는 것은 준비운동 없이 운동하는 것과 똑같아요. 원두가 품고 있는 가스를 빼내고 잘 추출되도록 예열하는 과정입니다.”

먼저 40g의 물을 붓고 30초간 뜸을 들였다. 그다음 뜨거운 물 110g을 부어 추출을 시작했다. 물을 붓는 기본 방법은 나선형. 드리퍼의 가운데에서 바깥쪽으로, 바깥에서 다시 가운데로 나선형으로 둥글게 물을 붓자 원두가 머핀처럼 둥글게 부풀어 올랐다. 일명 ‘커피빵’이다. 커피빵 크기를 보면 원두의 신선도를 알 수 있다. 로스팅한 지 오래된 원두는 크게 부풀어 오르지 않는다. 드리퍼에 물이 다 빠지기 전에 3차로 물을 부어 총 300g의 커피를 추출했다. 추출 시간은 2분 30초~3분 30초 사이. 이날 맛본 원두는 케냐 AA, 과테말라 안티과, 콜롬비아 수프레모 등 세 가지였다. “과테말라 원두는 스모키 향이 나면서 중후하고요, 콜롬비아는 균형이 잘 잡혀 있고 향이 풍부합니다. 케냐 원두는 신맛, 와인 향, 과일 향 등을 가지고 있어요. 어떤 원두가 입맛에 맞나요?” 수강생들은 원두 맛의 차이를 느끼는 것에 집중했다.


■“간편한 드립백, 원두 용량 아시나요?”

“집에서 핸드 드립 커피에 도전했다가 중간에 그만두는 분이 많습니다. 핸드 드립은 간편함이 장점인데 까다롭게 추출 방법을 지키려다 보면 선뜻 손이 가지 않아요.” 그래서 양 대표는 추출 방법보다는 원두 선택에 무게중심을 두라고 조언했다. 기본적으로 드리퍼는 있어야 하지만 드립 전용 주전자인 드립 포트와 저울은 굳이 없어도 된다는 게 양 대표의 설명이다. “유리나 도자기로 만든 드리퍼는 예열이 늦지만 보온성이 좋고요, 스테인리스 드리퍼는 빨리 뜨거워지지만 빨리 식어요. 하지만 비전문가가 차이를 느끼기는 어렵습니다. 내 눈에 예쁜 걸 사세요. 그래야 한 번이라도 더 내려서 먹게 되지요. 저울이 없다면 추출한 양만큼만 뜨거운 물을 끓이거나 정수기에서 받으면 됩니다.”


드립백 체어. 드립백 체어.

홈카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커피 전문점들은 간편한 드립백 제품을 판매용으로 내놓고 있다. 집에서도 카페에서 마신 커피 맛을 느끼기 위해서 직접 사기도 하고, 캠핑용이나 선물용으로도 인기다. 하지만 막상 드립백을 마셔보면 그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드립백을 제대로 내리는 방법을 물었더니 양 대표가 반대로 질문을 던졌다. “드립백에 원두가 몇 그램 들어 있는지 알고 있나요?” 머그잔이나 찻잔 한 잔을 채울 수 있는 양이 아닐까 했더니 아니란다. 드립백에 든 원두는 대부분 10g 선이라고 한다. 그러니 카페에서 맛본 드립커피의 맛을 내려면 드립백 두 개를 내려야 한다. 즐겨 마시는 찻잔의 높이가 낮다면 드립백 거치대를 이용하면 더 좋다.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커피를 마시려고 드립백을 이용하잖아요. 굳이 나선형으로 물을 붓지 않아도 됩니다. 대신 뜸은 들여 주시고요. 드립커피의 이상적인 물 온도는 95도이지만 가정용 정수기의 뜨거운 물 정도면 충분합니다.”

커피 맛을 내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원두이다. “원두가 커피 맛의 90%를 차지합니다. 케냐 원두 맛이 좋게 느껴졌다면 에티오피아나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산 원두를 더 경험해 보시고요, 강렬하고 중후한 맛이 좋다면 브라질이나 코스타리카 등 남미 쪽 원두를 마셔 보세요.”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니 각자 느끼는 ‘최고의 커피’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니 커피를 즐길 때 가장 염두에 둘 것은 ‘내 취향에 맞는 원두 찾기’이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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