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연의 주거안정] 평균실종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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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부동산팀장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최근 펴낸 ‘트렌드 코리아 2023’은 내년도 주요 트렌드 중 ‘평균 실종’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소득 양극화로 소비도 평균이 사라진 시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온라인에서 저렴한 물건을 찾는 동시에 명품으로 대변되는 고가의 소비도 동시에 이뤄지는 소비의 양극화가 심해진다는 것이다. 아예 한쪽에만 소비가 몰리는 단극화 현상도 평균 실종의 한 모습으로 꼽았다. 평균보다는 개인의 욕구와 취향에 맞춘 소비가 늘어나는 N극화 현상도 심해져 평균을 무의미하게 만들 것으로 예상했다.

‘평균 실종’은 집값에서도 양극화라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주택소유통계를 보면, 공시가격 기준으로 지난해 주택을 소유한 가구의 평균 주택 자산가액은 3억 7600만 원이다. 2020년 평균 주택 자산가액은 3억 2400만 원으로 1년 사이 5200만 원 올랐다.

소유 주택의 총 자산가액이 1억 5000만 원에서 3억 원 구간에 위치한 가구는 289만 8000가구(24.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주택 자산가액 기준 10분위별 현황을 보면, 10분위(상위 10%)의 평균 주택 자산가액은 14억 8000만 원으로, 2020년(13억 900만 원)보다 1억 7500만 원 늘어났다. 이는 평균 집값 증가 폭인 5200만 원 보다 훨씬 크게 뛰었다.

반면 1분위(하위 10%)의 평균 자산가액은 3000만 원으로, 2020년(2800만 원)에서 200만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상위 10%와 하위 10%의 평균 주택 자산가액은 약 50배 차이가 났다. 2020년 약 47배였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상위 10% 평균 집값 증가 폭은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5년 이후 매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소득에 따라 주택 수와 면적도 차이가 났다. 상위 10%의 평균 소유 주택 수는 2.35호였지만, 하위 10%는 0.98호에 그쳤다. 주택 면적도 상위 10%는 111.0㎡(33.6평)이었지만, 하위 10%는 63.0㎡(19평)다.

집값 양극화는 자산의 가치가 크게 오를 때 심화됐다. 그렇다면 경기 침체가 예고되는 내년에는 양극화가 어느 정도 해소될까? 자본주의 체제에서 ‘양극화 해소’는 노력만 있을 뿐 닿을 수 없는 목표일지 모른다. 어쩌면 지금은 단극화를 막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진단하는 것이 현실적일 수 있겠다. 분명한 것은 집값 양극화는 덜하고 대신 집주인 개성이 묻어나는 다양한 형태의 집이 공존하는 N극화는 강할수록 많은 사람들이 살기 좋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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