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26일 제9회 부산여성영화제 열린다
'단 하나의 길, 에코' 슬로건
총 13편 장·단편 영화 상영
여성의 시각으로 여성 문제를 들여다보는 ‘제9회 부산여성영화제’가 오는 25일과 26일 열린다.
(사)부산여성사회교육원이 주최하고 부산여성영화제 집행위원회가 주관하는 이번 영화제는 중구 BNK부산은행 아트시네마에서 펼쳐진다. 올해 행사의 슬로건은 ‘단 하나의 길, 에코’다. 영화제 측은 “기후 위기와 환경 오염 앞에서 생존을 위협 받고 있는 위기 속에서 여성과 어린이는 가장 취약한 상황에 내몰린다”며 “언급하기조차 고통스러운 이태원 압사 사고를 함께 겪으며 우리는 역시 안전한 공간, 특히 여성에게 안전한 공간의 문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2009년부터 시작된 부산여성영화제는 지역에서 여성들이 영화를 통해 사색하고 연대하는 장을 마련하고 있다. 올해는 총 13편의 장·단편 영화가 상영된다.
개막작은 다큐멘터리 ‘개미와 베짱이’다. 기후위기의 지구를 구하기 위해 나선 한 아프리카 여성과 함께 말라위에서 미국까지 결연한 모험을 떠나본다.
올 한 해를 뜨겁게 달군 국내외 장편 4편도 만나볼 수 있다. 먼저 디지털 성범죄를 다룬 영화 ‘경아의 딸’과 다큐멘터리 ‘성덕’을 선보인다. 퀴어적 시선으로 인간의 몸을 영화와 닿게 한 ‘모어’도 상영한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의 자전소설을 영화화한 ‘레벤느망’에서는 임신 중단을 결심한 한 여성의 처절한 고백을 마주한다.
‘페미니즘 영화학교’ 2기생들의 창작 다큐도 준비돼 있다. 노동인권연대와 함께 진행한 페미니즘 영화학교는 지난해에 이어 여성 노동 현장을 소재로 생생한 다큐를 제작해 상영한다. ‘경리아가씨?!’ ‘알바만 했을 뿐인데’ ‘더 타임 이즈 나우(The time is Now)’ 3편이다.
또 국내 단편 화제작 4편을 통해 현대 여성의 삶을 조명해 보는 시간도 준비돼 있다. 드라마 ‘힘찬이는 자라서’와 ‘순영’에서는 섬세한 여성 서사를, 공포영화 ‘망원’에서는 불안한 반전과 전율을 체험할 수 있다. 코미디 ‘젖꼭지 3차 대전’은 재치 있는 풍자를 통해 편견의 적나라한 모습을 들춰낸다.
부산 여성운동사를 다룬 다큐 ‘마녀들의 카니발’도 볼 수 있다. 올해 부산독립영화제 개막작이기도 한 이 작품을 통해 차별과 폭력에 저항하는 부산 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세대를 불문하고 지역에서 가부장제와 맞짱 뜨는 여성 40여 명의 증언을 통해 지역 여성운동의 역사를 생생히 들여다볼 수 있다.
다양한 부대행사도 진행된다. ‘마녀들의 카니발’의 박지선 감독과 출연진들이 관객과의 대화(GV) 행사를 가진다. 페미니즘 영화학교 제작 다큐 연출자의 GV도 준비돼 있다. 여성문학·여성서사 연구자와 함께하는 ‘레벤느망’ 스페셜 토크, 친환경제품 마켓, 천연염색 체험 행사 등도 마련돼 있다.
이번 행사는 부산여성단체연합, 부산여성사회교육원 이사회, (주)에스제이탱커, (사)노동인권연대, BNK부산은행이 후원한다. 입장료 일반권 7000원.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