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방 털이에 PC방 습격까지… 대담해진 청소년 강력 범죄
울산 경찰 관할서 잇단 과격 범죄
폭력·강도 등 5대 범죄 증가세
절도범은 1년 새 207명 늘어
경찰 “구속 영장 등 엄정 처리”
금은방 털이에 차량 절도, 조폭을 방불케 하는 성인PC방 습격 사건까지…. 울산에서 만 18세 이하 청소년 범죄가 한층 과격해지고 늘어나는 추세여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22일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8시 중구 금은방에 중학생 3명이 들어와 10돈짜리 금목걸이(시가 300만 원 상당)를 훔쳐 달아났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이들 3명이 이달 중순 중구에서 발생한 다른 금은방 절도 사건과도 연관 있는지 조사 중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올해 9월에도 10대 2명이 중구의 한 금은방에 손님인 척 들어와 업주를 때리고 귀금속 수천만 원 상당을 훔쳐 도주했다. 이들은 경남에 거주하는 청소년으로 가출한 뒤 생활비를 마련하고자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업주 혼자 있는 금은방이 청소년 범죄의 타깃이 됐다.
특히 이달 2일 새벽 울산에서 발생한 성인PC방 강도 행각은 지역사회에 상당한 충격을 안겼다. 만 17~18세 동네 선후배 4명이 남구와 북구지역 성인PC방 2곳을 연달아 털었는데, 그 수법이 조폭을 연상케할 정도로 흉포했다. 당시 업주 한 명이 필사적으로 도망쳐 건물 밖으로 나왔으나 이내 붙잡혀 시가지 도로에서 끌려다니며 폭행당하기도 했다. 4인조 강도단은 이 업주에게서 현금 100만 원을 빼앗은 것도 모자라 360만 원을 자기들 계좌로 이체하도록 했고, CCTV가 즐비한 도심 한복판에서 ‘나 잡아봐라’는 식으로 얼굴도 가리지 않고 범행했다.
지난 10일에는 부산에서 차를 훔쳐 울산까지 무법 질주한 10대 3명이 경찰의 추격전 끝에 붙잡히기도 했다. 이들은 전날인 9일 부산 수영구 민락동에서 차를 훔쳐 울산까지 약 50km를 운전하다가 교통표지판과 가로수를 들이받고 경찰에 검거됐다.
울산지역 청소년 5대 범죄 현황을 보면 지난해 기준 절도가 521명으로 가장 많고 폭력 482명, 강간 31명, 강도 5명, 살인 0명 순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의 2020년 경찰통계연보에 나온 죄종별 소년범 현황과 비교하면 울산 청소년 5대 범죄의 경우 2020년 총 758명에서 지난해 1039명으로 크게 늘었으며, 이 중 절도는 207명이나 증가했다.
촉법소년 범죄도 불어나는 추세다. 국민의힘 김용판 국회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촉법소년 시도 경찰청 유형별 소년부 송치 현황’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울산에서 소년부에 송치한 촉법소년은 모두 947명인 것으로 집계했다. 연도별로는 2017년 173명, 2018년 122명, 2019년 155명, 2020년 222명, 지난해 275명으로 5년 전과 비교해 100명 이상 늘었다.
전국적으로도 소년범죄 중 강력범죄 비율(법무부 통계)이 2005년 2.3%에서 최근 4.86%까지 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정부는 촉법소년 연령 상한을 만 14세에서 만 13세로 한 살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울산경찰청 관계자는 “소년범들의 재발 방지를 위한 선도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한편, 죄질이 나쁘거나 상습법의 경우 사안에 따라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등 엄정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