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사일의 기적’에 난리 난 사우디, 환호하는 아랍권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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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휴일 지정에 전용기도 보내
‘앙숙’ 카타르 국왕도 기쁨 표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우승후보 아르헨티나에 승리하자 사우디 팬들이 카타르 시내에서 환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우승후보 아르헨티나에 승리하자 사우디 팬들이 카타르 시내에서 환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축구 대표팀이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루사일의 기적’을 일궈내 자국을 흥분의 도가니로 빠트렸다.

사우디는 22일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1위의 사우디가 3위 아르헨티나를 꺾는 이변을 펼치면서 사우디 전역은 축제의 장으로 변했다. 사우디 정부는 승리를 자축하는 의미에서 경기 다음 날인 23일을 공휴일로 지정했다.

가족들과 얼싸안고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모습을 공개했던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경기 중 다친 자국 선수를 위해 개인 제트기까지 제공했다. 후반 추가시간 동료 골키퍼 무함마드 우와이스의 무릎에 턱을 가격당해 큰 부상을 입은 수비수 야시르 샤흐라니가 응급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나선 것이다. 사우디 신문 ‘알 리야드’는 검진 결과 샤흐라니의 턱과 얼굴 뼈가 부러졌고 치아도 일부 손상됐으며 내출혈 증세까지 보였다고 전했다.

사우디가 만든 기적은 중동 전체의 축제로 번지는 분위기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국왕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알 막툼은 경기가 끝난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아랍에 기쁨을 준 사우디아라비아를 축하한다. 우리를 행복하게 해줬다”고 적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현재 어느 지역에 살고 있든, 무슬림과 아랍인이라면 사우디의 승리를 자신들의 승리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까지 사우디와 사이가 나빴던 카타르의 국왕 에미르 타밈 빈 하마드 알 사니가 사우디 국기를 흔드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중동인들의 감정이 격해졌다고 주목했다. 사우디의 아르헨티나전 승리 직후 트위터에는 “우리의 (페르시아)만(지역)은 하나다”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들이 쏟아졌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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