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운의 들여다보기] 가나 뒷 공간 노리고 ‘선제골’ 뽑아라!
가나, 스피드·개인기 돋보여
포르투갈전 측면 공격 위협적
공격 때 수비 뒷공간 노출 약점
돌파력 좋은 손흥민 활약 기대
선취 득점 땐 경기 흐름 주도
한국 축구 대표팀이 28일(한국시간) 오후 10시 카타르 알 라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가나를 상대로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에 나선다.
가나는 조별리그 1차전에서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에 2-3으로 졌다. 비록 지긴 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위로, H조 최강 팀인 포르투갈을 막판까지 몰아붙인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포르투갈을 상대한 가나는 아프리카 팀답게 특유의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돌파력과 개인기가 돋보였다. 가나가 터트린 두 골 모두 측면 공격을 통한 크로스로 나왔다. 모하메드 쿠두스(AFC아약스)의 왼쪽 측면 크로스가 앙드레 아유(알 사드)의 동점 골로 이어졌고, 두 번째 골 역시 왼쪽 측면에서 바바 레만(레딩FC)이 올린 크로스를 오스만 부카리(츠르베나 즈베즈다)가 헤더로 넣었다.
그러나 빠른 공격에 오히려 뒷 공간이 쉽게 열리는 약점도 노출됐다. 특히 포르투갈에 선제골을 허용한 뒤 수비 조직력이 상당히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이날 가나는 후반 20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 첫 실점하기 전까지 생각보다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보였다. 호날두를 비롯해 브루누 페르난드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베르나르두 실바(맨체스터 시티) 등 세계적 선수들이 포진한 포르투갈의 공세를 잘 막아냈다.
하지만 선제 실점한 뒤부터 공격에 집중하다 뒷공간이 헐거워졌다. 1, 2선 간격이 벌어지며 쉽게 역습을 허용했고, 추가 2실점한 빌미가 됐다. 1-1 동점 상황에서 페르난드스의 침투 패스가 주앙 펠릭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하파엘 레앙(AC밀란)의 추가 골로 연결됐다.
이는 벤투호에도 상당한 시사점을 주는 대목이다. 상대의 빠른 측면 공격이 위협적이지만, 이를 역습으로 잘 이용한다면 충분히 골을 뽑아낼 수 있다.
가나의 윙백이 공격적으로 나올 때 빈틈을 노려야 한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비롯해 스피드와 돌파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가나 뒷공간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 마침 햄스트링 부상으로 우루과이전에 결장했던 측면 공격수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이 훈련을 재개했다고 하니, 그의 출전과 활약도 기대된다. 우루과이전에서 ‘조커’로 출전했던 이강인의 탈압박 능력과 날카로운 패스도 활용 가능성이 높다.
또 하나 수비를 허물기 위해선 최전방 공격수인 황의조(올림피아코스FC)와 조규성(전북)의 폭넓은 활동량이 필요하다. 최전방 공격수가 활발하게 움직이며 상대 수비를 끌고다니면 공간이 더욱 벌어지고 득점 기회도 늘어날 것이다.
벤투호가 선제골을 넣는다면 경기 흐름을 유리하게 가져올 수도 있다. 포르투갈전에서 가나 선수들은 감정 기복이 심해 보였다. 지고 있을 땐 쉽게 흥분하는 경향도 보였다. 경고가 4장이 나올 정도였고, 상대 선수와 신경전도 자주 벌였다. 벤투호가 먼저 골을 터트린다면 가나 선수들은 급해지는 마음이 들 것이고, 이는 우리에게 기회가 될 것이다. 그래서 선제골이 필요하다.
1차전에서 패한 가나는 한국을 상대로 더욱 공격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1차전에서 비긴 한국 또한 승리가 절실하다. 양 팀은 강 대 강으로 부딪칠 것이다. 우루과이전에서 보여 준 강한 전방 압박과 촘촘한 수비망으로 가나의 예봉을 꺾고, 선제 골을 뽑아낸다면 주도권은 우리가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고병운 감독은… 포항 스틸러스·대전시티즌 선수, 전 낙동중·개성고 감독, 현 고병운축구교실 지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