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인사 앞둔 BNK, 올해 더욱 뒤숭숭한 이유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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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대표체제서 정기인사 단행
‘새 수장’ 정치권 외압 논란도 계속
노조 ‘모피아 반대’ 기자회견

문현금융단지 부산은행 본점.부산일보DB 문현금융단지 부산은행 본점.부산일보DB

올 연말 정기 인사를 앞둔 BNK금융그룹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정례 행사지만 차기 회장 선출 직전에 단행되는 만큼 내부에선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새 회장 자리를 둘러싼 정치권 외압 논란이 계속되는 것도 혼란에 일조하고 있다.

11일 BNK금융그룹 측에 따르면 이달 27일 전후로 정기 인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매년 연말 정기적으로 이뤄져온 정례 인사지만 이번만큼은 다소 기류 차가 있다는 게 내부 관계자 전언이다.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새 회장이 선출되기 전까지 임시로 대표 직을 수행하는 정성재 일시 대표 체제에서 인사가 진행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임원이 아닌 일반 직원의 경우 신임 회장 체제 출범에 따른 추가 인사 가능성은 낮지만 일부 자리는 변동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BNK의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일부는 새롭게 선임되는 회장의 회사 운영 방향이나 정책 비전 등에 대한 이해도가 절실한 자리”라며 “일시 대표의 인선도 존중하겠지만, 세간의 관심을 받고 취임하는 회장도 취임 초반 성과를 만들기 위해 자신과 잘 맞는 사람을 선택하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전망의 배경에는 BNK금융그룹이 2017년 성세환 전 회장 구속 당시 ‘직무대행’ 체제를 선택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일시 대표 체제를 선택했다는 점도 작용한다. 표면상으로는 직무 대행을 회장 ‘유고’ 시에만 임명할 수 있어 자녀 관련 의혹 등 일신상의 사유로 물러난 김 전 회장 사례는 해당되지 않아 일시 대표 체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시대표라는 명칭에서도 드러나듯 임기는 차기 회장 선임때까지 제한된다. 이에 결국 정 일시대표도 기존 체제 안정성에 방점을 찍을수 밖에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정 일시대표 내정 당시 지역 금융권 안팎에서는 BNK금융그룹 정기 인사가 차기 회장 선임 뒤로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르면 내달 중순께 절차가 마무리될 차기 회장 선출을 둘러싼 외풍 논란도 BNK금융그룹의 뒤숭숭한 분위기에 한몫하고 있다. BNK금융그룹은 물론 금융 당국도 공정한 선임을 외치고 있지만 정치권의 입김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연일 커지고 있다. BNK노조는 전국 금융노조와 함께 12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금융권 모피아 낙하산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권 개입설에 대한 대통령실 입장 표명을 촉구한다.

한편 BNK금융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13일 차기 회장 1차 후보군(롱리스트)을 확정한다. 그룹 계열사 대표 9명과 외부 자문기관이 추천한 외부 인사 10명 등 19명 이내가 될 전망이다. 임추위는 이들을 대상으로 경영 계획 발표와 면접, 외부 평판 조회 등을 실시하며 이를 통해 2차 후보군(숏리스트)를 정하게 된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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