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전대 룰 논쟁, 이준석도 가세 “1등 자르고 5등 대학 보내려 하나”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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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에 친윤계 겨냥 비판 글 올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우스카페에서 열린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의 '정치를디자인하다'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우스카페에서 열린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의 '정치를디자인하다'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14일 밤 페이스북에 “1등을 자르고 5등을 대학에 보내려고 하는 순간 그것이 자기모순”이라는 글을 올렸다.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당원투표 비율을 대폭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대 룰 변경을 추진하는 것을 비판하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 전 대표는 이어 “상식선에서는 어떻게 입시제도를 바꿔대도 결국은 대학 갈 사람이 간다”면서도 “정말 상식의 범위를 넘어서 입시제도를 바꾸면 문과생이 이공계 논문을 쓰고, 의대 가고에 그러면서 혼란스러워진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전당대회 선거에서 당원투표 70%, 여론조사 30% 비율로 규정한 현행 당 대표 선출 기준으로 선출됐다. 당시 경쟁자였던 나경원 전 의원은 당원투표에서 40.9%, 이 전 대표는 37.4%를 받았지만,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가 압승(58.8%)하면서 전체 합산에서 나 전 의원을 역전했다. 당심에서 뒤졌지만 민심의 압도적 지지가 당선의 발판이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이 전 대표의 글은 당원투표 비중을 90~100%까지 높이려는 당내 움직임을 비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당원투표 비중을 높일 경우, 이 전 대표와 가까운 비윤(비윤석열)계 유승민 전 의원이 크게 불리할 수 있다. 유 전 의원은 일반 여론조사에서 당권주자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유 전 의원도 “경기 중에 골대를 바꾸려 한다”고 반발한다.

반면 친윤계가 당원투표 비율을 높이려는 데에는 이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 맞서고, 이후 초유의 당 대표 징계와 당과의 소송전 등으로 여권을 혼돈에 몰아넣었던 ‘이준석 사태’가 재발해선 안 된다는 인식도 작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비대위 회의에서 “당의 진로는 당원들이 결정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를 무너뜨리고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킨 책임당원들에게 당의 미래를 결정할 지도부 선출을 맡기는 것은 당연하다”며 “유럽의 내각제 국가들과 미국의 경우 전당대회 의사결정을 위해 여론조사를 채택한 국가가 어디에도 없다”고 당원투표 비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대 룰을 변경할 뜻을 재차 밝혔다. 정 위원장의 언급은 차기 당 대표를 뽑는 내년 3월 전대에서 현행 ‘7대3’(당원투표 70%, 국민 여론조사 30%) 비율인 룰을 ‘10대0’(당원투표 100%)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 정 위원장은 책임당원이 지난해 전대 당시(28만 명)와 비교해 약 3배인 79만 명으로 늘었고, 이들 중 약 33%가 20∼40대라는 점을 들어 “누구에게 불리하고 누구에게 유리한 당원 구성이 아니다”면서 “50대 이상 연령층이 책임당원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던 과거와 완전히 달라진 것”이라고 룰 변경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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