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물가 상승 둔화 기대감’에 두 달 만에 2만 달러 회복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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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0일부터 ‘상승 곡선’ 그려
연준 금리 인상 속도 조절 전망 한몫

시가총액 1위 가상자산 비트코인(사진)이 15일 2만 달러선에 안착한 모습이다. 세계 2위 가상자산 거래소 FTX 파산 소식이 전해진 지난해 11월 이후 2달여 만이다. 인플레이션 둔화 기대감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은 이날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2만 달러 전후로 거래됐다. 오전에는 2만 10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비트코인은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유동성 위기 소식이 알려진 지난해 11월 8일 이후 2만 달러 아래로 떨어진 후 줄곧 박스권에 갇힌 상태였다. 하지만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이틀 앞둔 지난달 10일부터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직전 해에 비해 CPI 상승률이 밑돌 것이란 이유에서다. 실제로 같은달 12일 미국 노동통계국은 지난해 12월 CPI 상승률이 전년 대비 6.5%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6.5%)에 부합한 것이고, 전월(7.1%)을 크게 밑돌았다.

여기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 전망도 비트코인 몸값을 오르게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인플레이션 압력 감소가 확인된 만큼 Fed가 내달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인상폭을 0.25%포인트(P)까지 낮출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연준은 지난해 4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P 금리 인상)을 밟은 후 12월 0.5%P로 인상 속도를 늦춘 바 있다.

아울러 FTX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서 비트코인 등 가산자산에 대한 투자심리 또한 회복되고 있다는 점도 한몫한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FTX의 파산보호 신청한 이후 우려와 달리 두 달 넘도록 큰 악재가 나오지 않고 있어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반면 최근 이어지고 있는 랠리가 짧게 끝나고 상반기 중 1만 4000달러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2일 ‘비트코인, 추가 하락 가능하지만 연간으로는 상승 예상’ 보고서에서 가격 상승 기대감에 비트코인 채굴비용이 비트코인 가격보다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향후 채굴비용과 투자 심리의 추가 약화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이 밖에도 FTX 파산 후 가상자산 업계 ‘큰 손’으로 꼽히는 전문 벤처캐피탈 디지털커런시그룹(DCG)이 최근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는데, 이를 타개하기 위해 GBTC(그레이스케일비트코인신탁·Grayscale Bitcoin Fund)를 매도해 비트코인 수급 악재를 유발할 수 있다고 봤다. GBTC는 약 107억 달러 상당의 자산을 운용하는데, 비트코인은 약 65만 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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