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신공항 특별법…힘으로 밀어붙이는 ‘문제투성이 법안’ 이대로 통과될 판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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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교통량·이용객 등 적은데도
가덕신공항보다 더 큰 규모로 조성
상위법 배치 ‘중추공항’ 위상도 논란
TK 정치권, 2월 국회 처리 속도전
국힘 부산 의원, 원내 지도부 눈치
민주, ‘광주 군공항’ 연계 연합전선

가덕신공항이 들어서는 부산 강서구 가덕도와 부산신항 일대 전경. 부산일보DB 가덕신공항이 들어서는 부산 강서구 가덕도와 부산신항 일대 전경. 부산일보DB

‘배보다 큰 배꼽’ 격인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이하 ‘TK신공항 특별법’)은 과연 TK(대구·경북) 지역의 공언대로 2월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까. 주호영(대구 수성갑) 원내대표 등 TK 의원들이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를 움직이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기반인 호남이 공조하는 현 상황에서는 전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항공 교통량·이용객 등에서 김해국제공항의 5분의 1 수준인 대구공항을 가덕신공항보다 더 큰 규모로 짓겠다는 무리한 법안이 힘의 논리로 강행 처리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민의힘에서는 TK신공항 특별법의 신속 처리를 원내 지도부가 주도하고 있다. 2년 전 가덕신공항 특별법을 “악선례”라며 강하게 반대했던 주 원내대표가 이번 특별법에 대해서는 지난해 8월 당 소속 의원들을 끌어 모아 직접 대표발의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소속 의원 115명의 절반이 넘는 76명이 동참했고, 민주당 의원 7명도 가세했다. 이 때문에 여당 내에서는 특별법 처리를 기정사실로 여기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TK신공항 특별법에 담긴 상당한 독소 조항들이 제대로 공론화되지도 못한 채 처리되고 있다. TK신공항 특별법은 TK신공항 위상을 중추공항으로 한다고 기본 방향으로 설정해 상위법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문제, 사업비 부족분을 국고로 보전하도록 의무화해 정부 재정 지원 원칙과 어긋나 있다는 점 등이 문제로 지목된다.

국회에서도 자세한 법안 내용에 대해서는 부산 의원들을 제외하고는 크게 관심이 없고, 부산 의원들은 법안의 문제점을 인지하지만 TK신공항 특별법이 대통령 공약이라는 부담감에 이를 주도하는 원내 지도부 눈치를 보느라 입을 닫고 있다. 만약 2월 국회 본회의에 법안이 상정된다면 여당은 압도적인 찬성 투표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내부 기류다.

다수당인 민주당도 법안 처리에 상당히 협조적인 것으로 확인된다. 민주당 주류인 호남 정치권이 TK신공항 특별법을 지역 숙원인 광주 군 공항 이전 문제와 연계해 사실상 연합 전선을 펴기로 했기 때문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해 11월 광주 군 공항 이전 특별법을 발의한 민주당 송갑석(광주 서갑) 의원을 국회에서 직접 만나 “두 법안을 동시 처리하자”고 합의하는 등 손길을 내밀었다.

또 오는 27일 국회에서 열리는 군공항 이전 관련 간담회에도 국민의힘 대구·경북, 민주당 호남 정치권이 함께 참여한다. 이와 관련, 민주당 이용빈(광주 광산) 의원이 최근 광주 군공항 이전과 TK 신공항을 ‘동일 사업’으로 묶어 공동 추진하는 내용의 통합 특별법을 발의한 데 대해 TK 정치권이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면서 양측의 연합 전선에 균열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양 지역이 절충점을 찾아 2월 법안 처리에 공동으로 나선다면 민주당에서도 찬성 의견이 압도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법안 처리의 길목인 국회 국토교통위 교통법안심사소위 위원장인 최인호(부산 사하갑) 의원이 “법안의 여러 문제를 그대로 둔 채 처리할 순 없다”며 TK 정치권의 압박을 버티지만, 당 차원에서 ‘협조’를 요청할 경우 홀로 저지에 나서는 게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김해공항을 지역구로 둔 김도읍 의원 등이 강한 반대 입장을 보인다. 최 의원은 “호남 정치권 일부를 제외하고 당내 다수 의원들은 아직 법안 내용을 제대로 모른다”며 “아직 교통소위에 상정만 된 상태인 법안에 대한 심사가 본격화되면 문제가 될 조항들이 알려지고 또 걸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부산 국회의원 일부가 나서서 개별적으로 대응해서는 여당 지도부까지 나서서 속도전을 펼치며 TK신공항 특별법을 국회에서 처리하려는 흐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수도권 등 타 지역에서는 가덕신공항이나 TK신공항을 비슷한 지역 공항으로 인식하고 TK신공항 특별법 처리에 대응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TK 정치권의 특별법 2월 처리 속도전은 3월 예정인 국토부의 TK신공항 사전타당성 조사용역 결과 발표를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사전타당성 용역에는 신공항 건설 비용과 규모, 군공항 이전 비용·활용 계획 등이 담기는데, 이전 신공항 관련 사전타당성 용역 선례를 보면 상당히 ‘보수적’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특별법이 그전까지 처리되지 못한다면 공항 위계나 시설 용량 등에서 현실과 동떨어진 TK신공항 특별법상의 무리한 조항들은 걸러질 가능성이 높다. 특별법을 먼저 처리한 뒤 이 내용을 사전타당성 용역에 반영하겠다는 게 TK 정치권의 속내로 보인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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