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든 웹툰 하나 열 콘텐츠 안 부럽다” IP 확장의 보물창고 선점 경쟁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참신한 소재와 새로운 세계관 장착
드라마·영화·예능까지 재가공 확대
네이버 웹툰, ‘닭강정’ 등 19개 준비
카카오 엔터, 강풀 ‘무빙’ 등 영상화
해외 웹툰·만화 창작자 등용도 나서

배우 조승우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 ‘신성한 이혼’ 스틸 컷. 이 드라마는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JTBC 배우 조승우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 ‘신성한 이혼’ 스틸 컷. 이 드라마는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JTBC

‘웹툰’이 IP(지적재산권) 확장의 핵심 장르로 주목받으면서 콘텐츠 업계가 웹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웹툰은 이야기의 소재가 참신한 데다 여러 장르로 변주 가능한 ‘원 소스 멀티 유즈’(OSMU)의 핵심 요소라 ‘콘텐츠 보물창고’로 여겨진다. 인기 웹툰을 드라마·영화로 재가공한 사례는 이미 셀 수 없고, 예능까지 발을 넓히면서 그 영역과 규모가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로 커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 엔터)는 인기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을 활용해 새로운 세계관을 선보였다. 웹툰을 원작으로 이미 드라마로 제작된 작품인데, 이번엔 원작 배경과 캐릭터를 바탕으로 또 다른 웹툰과 예능으로 이야기를 넓혔다. 웹툰 ‘날 울리지 마’ ‘네 이웃에게 친절하라’ ‘초록빛 아래서’와 웹소설 ‘백일홍 스캔들’ ‘울리는 사이’, 실사판 예능 ‘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이 원작을 확장해 만든 재 창작물이다.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 포스터. 넷플릭스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 포스터. 넷플릭스
예능 ‘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 포스터. 웨이브 예능 ‘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 포스터. 웨이브

웹툰은 국내 콘텐츠 산업을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웹툰의 참신하고 구조화된 이야기는 2·3차 창작물로 재탄생시키는 데 좋은 재료여서다. 인기 웹툰의 경우에는 팬층이 탄탄해 새 창작물의 주목도를 높이고 신규 독자 유입에도 도움을 준다. 덕분에 웹툰 산업의 규모도 커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웹툰 산업 매출액 규모는 약 1조 56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8.6% 증가했다. 웹툰 산업 실태 조사가 시작된 2017년과 비교하면 약 4.1배 뛰어오른 수치다.

올해 웹툰 IP의 영상화 사례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웹툰과 카카오 엔터는 이미 다수의 영상 콘텐츠 제작을 확정했다. 네이버 웹툰은 영화 ‘용감한 시민’ ‘빙의’부터 드라마 ‘방과 후 전쟁활동’ ‘이번생도 잘부탁해’ ‘거래’ ‘머니게임’, 애니메이션 ‘연의편지’ ‘유미의 세포들’ ‘여신강림’ 등 IP 영상화 19개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류승룡·안재홍 주연의 ‘닭강정’과 고현정 주연의 ‘마스크걸’, 수지가 나선 ‘이두나!’도 대중을 만난다.

영상 콘텐츠로 만들어지는 웹툰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웹툰 ‘무빙’ ‘국민사형투표’ ‘신성한 이혼’ 한 장면.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영상 콘텐츠로 만들어지는 웹툰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웹툰 ‘무빙’ ‘국민사형투표’ ‘신성한 이혼’ 한 장면.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카카오 엔터도 디즈니플러스 한국 오리지널 ‘무빙’을 비롯해 ‘경이로운 소문 시즌2’ ‘국민사형투표’ ‘신성한 이혼’ 등 8개 작품 영상화를 확정했다. 작가 강풀의 ‘무빙’은 13년간 이어진 초능력 세계관 시리즈다. 국내 누적 조회 수 약 2억 회를 기록한 인기작 중 하나다. 강 작가가 직접 드라마 대본을 쓴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콘텐츠 업계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웹툰·만화 인재와 창작자 등용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네이버 웹툰은 지난달 말 세계 최대 출판 만화 축제인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 축제를 찾아 젊은 창작자 발굴에 힘쓰기도 했다. 익명을 요청한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K웹툰이 가진 스토리의 힘은 국가와 장르를 넘어 인기가 있다”며 “괜찮은 웹툰 IP를 선점하려는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봤다. 이어 “이미 흥행한 웹툰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만들면 시장에서 통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판타지든 스릴러든 창작의 넓이와 깊이가 더 크기 때문에 영상 관계자들이 더 많이 관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