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버티는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 됐으면”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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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음 소희’ 주연 배두나


영화 ‘다음 소희’로 관객을 만나고 있는 배우 배두나. 트윈플러스파트너스 영화 ‘다음 소희’로 관객을 만나고 있는 배우 배두나. 트윈플러스파트너스

“이 현실을 버티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됐으면 좋겠어요.”

‘다음 소희’의 주연 배우 배두나는 이렇게 말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이 영화를 찍고 나니 힘든 상황에서 잘 버텨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배두나는 ‘도희야’로 호흡을 맞춘 정주리 감독과 이 작품으로 재회했다. 그는 “연기하는 입장에선 부담스럽지만, 구조적으로 1부와 2부를 나눈 게 참신했다고 본다”며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작품에 임한 감독님의 의지가 너무나 좋고 믿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배두나는 이 작품을 찍으면서 어린 시절이 생각났다고 했다. 그는 “그땐 나를 몰아붙이는 삶을 살았다”며 “지금 그 시절을 겪고 있을 젊은 분들이 그때의 나보다 덜 아팠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우리는 해야 할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좋은 세상이란 게 뭘까요? 저는 사람을 우선하는 세상이라고 생각해요. 돈이나 체면 같은 것들이 사람 위에 있지 않은 세상 말이에요. 사람을 최우선하고 양심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이렇게까지 불행한 세상은 되지 않았을 거예요. 기본적으로 아이들은 보호 받고 행복하게 지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영화 ‘다음 소희’ 스틸 컷. 트윈플러스파트너스 영화 ‘다음 소희’ 스틸 컷. 트윈플러스파트너스

배두나는 영화의 긍정적인 힘을 믿는다고 했다. 이 세상을 기록하는 영화가 관객에게 스며들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서다. 그는 “배우 개인의 목소리가 배역과 작품의 목소리를 묻히게 할까 봐 참는 편”이라며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작품과 연기로 말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저는 제가 배우라서 좋아요. 영화계에 20년 넘게 버티고 있는 제가 너무나 기특해요. 아직도 현장에서 ‘배두나 배우 촬영 시작할게요!’라는 말을 듣고 걸어 나가는 저를 볼 때마다 ‘와! 나 너무 멋있어!’라고 생각해요. 영화를 통해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고, 캐릭터를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대신 전할 수 있는 건 정말 멋진 일이잖아요.(웃음)”

1999년 KBS2 드라마 ‘학교’로 대중에 얼굴을 알린 배두나는 어느덧 24년 차 배우가 됐다. 그는 일찌감치 해외 러브콜을 받아 할리우드 유명 제작진과 꾸준히 일하고 있다.

매 작품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그는 작은 바람을 덧붙였다. “요즘 제가 밝아지고 싶은가봐요. 코미디 영화에 출연하고 싶어요. 사람을 울리는 것보다 웃기는 게 어렵거든요. 이제 희망적인 이야기도 해보고 싶습니다. 혹시 재미있는 시나리오 있으면 저한테 좀 보내 주세요.(웃음)”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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