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융공기업 사장 선임 ‘진통 최고조’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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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HUG 후보 회동 부적절”
예탁원 노조 “무자격 낙하산 인사”

속보=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한국예탁결제원 등 부산 금융공기업의 수장 선임을 앞두고 진통이 최고조에 이른 모습이다.


부산시민단체협의회는 15일 성명을 발표해 HUG 고위 관계자와 박동영 차기 사장 후보가 가진 서울에서의 부적절한 회동 논란(부산일보 지난 14일 자 2면 보도)에 대해 '현재까지 후보자에 불과한 박동영(전 대우증권 부사장)이 벌써 사장 행세를 하면서 취임도 하기 전에 공사 내부의 인사 문제에까지 개입하는 말도 안 되는 해괴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상급 기관인 국토교통부의 원희룡 장관에게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이들은 '선임 절차의 공정이 회복될 때까지 집회와 시위 등 법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가장 강력한 방법으로 항의를 이어 갈 것”이라며 HUG 관리·감독 기관인 국토교통부의 수장인 원 장관에게 오는 20일까지 해명을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지난 8일 서울에서 이뤄진 박 전 부사장과 HUG 고위 관계자들 간 만찬 경위와 대화 내용 △지난 9일 서울 회의실에서 HUG가 박 전 부사장에 업무보고한 이유 등이다.

예탁결제원은 신임 사장 후보가 이순호 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2실장, 박철영 예탁원 전무, 도병원 전 흥국자산운용 대표 등 3명으로 압축된 가운데 내부에서는 거센 반발이 인다. 예탁원 노조는 이날 내정설이 제기된 이 실장을 ‘무자격 낙하산’으로 규정하고 물러날 것을 요구하면서 사장 재공모를 촉구하고 나섰다.

예탁원 노조는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예탁원 서울 사옥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제해문 예탁원 노조위원장은 “이 실장이 예탁원 제23대 사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파악했다”며 “이 실장은 윤석열 대통령 후보 시절 대선 캠프에서 함께 일한 경험과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친구라는 명분으로 예탁원 사장 자리에 내정됐다”고 비판했다.

제 위원장은 이어 “예탁원 50년 역사상 역대 22명의 사장은 모두 낙하산이었고, 우리는 모두 수용했다”며 “대외 업무에 추진력 있는, 조직과 직원들에게 부는 외풍을 막아 줄 수 있는 사장이면 모두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격 있는 사람은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인데 팀장급 연구원이 사장으로 오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예탁원 노조는 오는 17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 오는 23일엔 부산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앞에서 반대 기자회견을 이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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