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강 3중’ 재편된 국힘 당권 레이스…결선투표가 최대 변수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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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미터·미디어트리뷴 조사서 김기현 44%로 오차 밖 선두
천하람과 경합 처지 안철수 ‘윤핵관’ 때리며 메시지 변화
‘울산 땅’ 지지율 파급 효과 제한적…결선투표 여부에 관심

국민의힘 안철수 당 대표 후보(앞줄 오른쪽 두번째)와 김기현 당 대표 후보가 26일 오후 서울 도봉구민회관에서 열린 도봉갑 당협 신년 당원교육 행사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안철수 당 대표 후보(앞줄 오른쪽 두번째)와 김기현 당 대표 후보가 26일 오후 서울 도봉구민회관에서 열린 도봉갑 당협 신년 당원교육 행사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열흘 앞으로 다가온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구도가 ‘1강 3중’으로 급속히 재편되는 양상이다. 당초 김기현·안철수 후보가 양강 구도를 이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가 오차범위 밖 선두로 올라섰고, 지지율이 빠진 안 후보는 천하람 후보와 경합 중이다. 김 후보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결선투표 여부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21∼22일 국민의힘 지지층 41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8%포인트)에서 김 후보는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44.0%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안 후보(22.6%), 천 후보(15.6%), 황교안 후보(14.6%) 순으로 나타났다. 김 후보는 직전 조사(6∼7일)보다 1.3%포인트(P) 하락한 반면 안 후보는 무려 7.8%P 하락하면서 김 후보와 안 후보의 격차가 20%P 이상 벌어졌다. 천 후보와 황 후보는 각각 6.2%P, 7.6%P 오르며 상승세를 보였다. 가상 양자대결에서도 김 후보 50.1%, 안 후보 37.6%로 김 후보가 10%P 이상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후보 지지율이 상승하기보다는 안 후보의 지지율이 천 후보, 황 후보 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내 다수인 친윤(친윤석열)계의 지원을 받는 김 후보는 1차 투표에서 전대 레이스를 끝낸다는 각오로 조직표를 다지는 동시에 투표율 올리기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이번 전대가 ‘책임당원 100% 투표’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투표율이 높을수록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김 후보는 주말에도 1∼2시간 단위로 시간을 쪼개며 당협 방문 일정을 소화했다. 김 후보는 ‘울산 땅’ 의혹에 대해서도 강경 대응으로 대응 모드를 바꿨다.

다급해진 안 후보는 중도에서 다시 비윤 선명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메시지 톤을 수정했다. 그는 2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번 전대를 “대통령의 마음이 중요하다고 보는 후보와 민심이 더 중요하다고 믿는 후보의 싸움”이라고 정의하면서 “대통령의 뜻만 따르는 대표는 공천 파동으로 인한 분열을 막을 수 없다. 험지가 두려워 양지만 찾는 자들은 정권 교체에 공이 있는 분들의 자리를 뺏기 위해 공천 학살을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천 후보 쪽으로 옮겨간 비윤·반윤 표심을 다시 가져오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 측은 결선투표만 가면 양상이 달라질 것으로 본다. 안 후보는 지난 24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결선투표가 이뤄지면 천·황 후보 쪽에서 김 후보 쪽으로 가는 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후보는 김 후보의 울산 땅 투기 의혹을 가장 격렬하게 비판하고 있고, 천 후보는 애초에 김 후보와 대척점에 서 있다는 점에서다. 반면 김 후보 측은 결선을 가더라도 안 후보 쪽으로 이동하는 천, 황 후보 지지층은 일부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에 승부를 뒤집을 변수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천 후보 측은 3위에서 2위로 올라가는 ‘실버 크로스’에서 더 나아가 김 후보와의 양자 구도가 눈앞이라고 주장하면서 친윤 김 후보에 맞서 비윤 선명성을 한층 부각했다. 천 후보는 이날 친윤 현역 의원들을 내년 총선에서 험지에 출마시키는 내용의 ‘공천개혁안’을 발표했다. 그는 특히 친윤 핵심 장제원 의원을 향해 나경원 전 의원 ‘집단 린치’에 앞장섰다며 나 전 의원 지역구인 서울 동작을 출마를 언급하기도 했다. 황 후보는 이날도 김 후보 울산 땅 의혹 때리기에 집중하면서 김 후보 ‘대체재’라는 틈새를 노렸다. 한편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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