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 대출금리 추가 하락 관측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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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코픽스, 전월 대비 0.29%P 내려
미 은행 파산에 안전 자산 선호 높아져

사진은 서울 종로구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연합뉴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연합뉴스

미국 실리콘밸리 뱅크(SVB) 파산 사태의 여파로 국내 은행의 대출금리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 완화와 한국은행의 동결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은행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자금조달지수(코픽스·COFIX)와 채권금리는 이미 하락세로 돌아섰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의 올해 2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월보다 0.29%포인트(P) 하락한 3.53%를 기록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코픽스가 떨어지면 그만큼 은행은 적은 이자를 주고 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은행이 대출을 내줄 때 더 낮은 금리를 매길 수 있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최근 3개월 연속 내림세다. 코픽스를 구성하는 은행채 금리가 급락한 영향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 AAA등급 무보증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이달 13일 연 4.08%로 SVB 파산 사태 발발 직전인 이달 10일(4.29%)보다 0.21%P나 하락했다. SVB 사태로 미 연준이 기준금리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자 시장금리가 하락한 것이다.

코픽스 발표 이후 KB국민은행의 경우 주담대 신규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가 4.92∼6.32%에서 4.33∼5.73%로 하락했다. 우리은행의 주담대 신규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도 각 5.39∼6.39%에서 5.10∼6.10%로 0.29%P 인하됐다.

대출금리는 앞으로 더 인하될 가능성이 크다. SVB 파산 이후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국채 가격이 상승, 수익률(금리)이 하락세이기 때문이다. 국채금리가 떨어지면 대출금리와 연동되는 금융채 금리도 내려간다.

특히 SVB 파산 사태의 원인으로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이 지목되며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속도 조절’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시장에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한국은행의 동결 가능성도 더욱 커진 상황이다.

다만 기존 대출자들이 대출금리 인하의 영향을 체감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2월 코픽스에서 ‘잔액 기준’ 코픽스는 연 3.67%로 전월 대비 0.04%P 올랐다. ‘신 잔액 기준’ 코픽스도 0.05%P 상승한 3.07%를 기록했다.

잔액 기준 코픽스와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시장금리 변동이 서서히 반영되는 특성이 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코픽스 연동 대출을 받고자 하는 경우 이같은 특징을 확인해상품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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