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금 미군 DRMO 부지, 시민 공간 탈바꿈 '첫 단추' 뀄다
철도공단·이헌승 의원·진구청 협약
현장 조사·예산 확보 등 지원키로
부지 중 일부 생활체육공간 활용
나머지 부지는 KTX 정차장 조성
용역 결과 토대로 사업 방향 결정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 DRMO(미군 군수물자재활용사업소) 부지가 시민 편의 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첫발을 뗐다. 부지 소유주인 국가철도공단과 지역 국회의원, 지자체장이 모여 생활체육 활성화 사업을 약속한 것이다. 이곳이 지역 주민이 만족할 수 있는 시설로 탄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부산진구청은 12일 구청 3층 자치협력실에서 이헌승 국회의원, 국가철도공단과 DRMO 부지 생활체육 활성화 사업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체결식에는 이 의원, 김영욱 부산진구청장, 임종일 국가철도공단 부이사장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협약서에는 부지 소유주인 국가철도공단은 유휴부지 사용과 현장 조사를 지원하고, 이 의원은 예산 확보 등을 지원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 밖에 생활체육 활성화 사업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 3자가 사업 현안을 적극 공유하기로 했다.
구청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DRMO 부지 일부를 지역 주민에게 돌려주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일 방침이다. 구청은 우선 DRMO 부지 전체 2만 9354㎡ 중 8000㎡ 정도를 생활체육 공간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수영이나 탁구, 클라이밍과 같은 실내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실내체육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유휴공간에는 야외 체육시설과 주차장 등을 조성해 주민 이용률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생활체육시설 완공은 2026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달 말 나오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체육센터 규모나 총사업비 편성 등 구체적인 사업 방향을 결정짓게 된다.
주민이 만족할 정도의 문화·생활 인프라가 구축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DRMO 부지 활용을 요구하는 지역 주민의 민원이 끊이질 않았다. 부산진구에는 현재 전포동에 국민체육센터가 있지만 접근성이 떨어져 주민이 이용에 불편을 겪었다.
이에 구청은 주민이 생활 가까이에서 체육을 즐기고 휴식할 수 있도록 하나둘씩 공간 조성을 시작했다. 하반기에 문을 여는 당감동 복합체육센터에 덧붙여 DRMO 부지에 복합체육센터가 완공된다면 부산진구에는 주민이 생활 체육을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총 3곳으로 늘어난다.
생활체육시설 이외 나머지 부지는 KTX 정차장으로 조성한다. 국가철도공단은 DRMO 부지에 열차 14선이 추가로 주차할 수 있는 선로를 설치하는 등 2025년까지 대대적인 정비를 마친다는 방침이다.
부산진구청은 이번 협약을 통해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 구청장은 “주민이 오랜 시간 염원해 왔던 사업인데 이제 첫발을 떼 기쁘다”면서 “코로나19 이후 본격적인 일상생활이 시작됐는데 체육시설 확충으로 구민 복지 증진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DRMO는 1973년 4월 미군에 공여돼 재활용품 적치장, 폐품소각장 등으로 약 40년 동안 사용됐다. 해당 부지는 2008년 폐쇄된 뒤 중금속, 유류 다이옥신 등에 오염된 채 흉물로 방치돼 있었다. 부산시와 지역 환경단체는 2018년 9월 토양 정화에 안전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민관협의회를 구성해 모두 14차례에 걸쳐 효율적인 정화 방안, 검증 방법, 감시 등을 진행했다. 이곳은 2020년 오염 정화를 마치고 시민 품으로 돌아왔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