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리포트] 외신 “누리호 첫 실전 발사 성공은 중요한 진전”… 남북 경쟁 주목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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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통신 등 집중 조명
“우주 경쟁 우위 희망 보여”
북, 첫 첩보위성 추진과 비교
한반도 긴장감 고조 우려도

주요 외신들은 한국 독자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성공적 발사를 놓고 “한국 우주 프로그램을 위한 중요한 진전”이라고 보도했다. 누리호가 지난 25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주요 외신들은 한국 독자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성공적 발사를 놓고 “한국 우주 프로그램을 위한 중요한 진전”이라고 보도했다. 누리호가 지난 25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에 실려 궤도에 안착한 차세대 소형위성 2호가 지난 26일 지상과 정상 신호를 주고받는 데 성공했다. 한국이 자체 개발한 발사체로 실용 위성을 쏘아 올렸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AFP통신 등 주요 외신도 누리호 발사 과정과 실용 위성 교신 여부를 신속히 타전하면서 “한국 우주 프로그램이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보도했다. 일부 외신은 누리호 3차 발사를 남한과 북한의 군비 경쟁과 연계해 비중있게 다뤘다.

■“우주 경쟁서 한국 희망 높여”

프랑스의 AFP통신은 누리호 3차 발사 예정 일정이었던 지난 24일부터 발사 준비 상황을 주시했다. AFP통신은 지난 25일 누리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되자 ‘한국은 오늘 독자 개발한 누리호를 발사하고 작동 중인 위성을 궤도에 올려놨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급성장하고 있는 한국 우주 프로그램을 위한 중요한 진전”이라고 보도했다.

AFP통신은 “주 위성은 남극에 있는 한국 세종기지와 교신했고, 이번 발사는 다양한 위성 운용과 우주 탐사 가능성을 확인한 계기였다”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공식 발표 내용도 소개했다. 이어 “역내 우주 경쟁에서 중국, 일본, 인도와 같은 아시아 이웃 국가들을 따라잡으려는 한국의 희망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또 AFP통신은 “앞으로 한국은 2032년까지 달, 2045년까지는 화성에 우주선을 착륙시키려는 계획을 세웠다”며 지금까지 한국이 해왔던 우주 개발 프로젝트들을 정리해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누리호 3차 발사에 성공한 한국과 다른 나라를 비교하며 보다 구체적으로 보도했다.

블룸버스통신은 지난 25일 ‘한국이 1차례 지연 후 자체 개발한 로켓을 우주로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는 기사에서 “누리호는 프랑스 발사체인 아리안5보다 작지만 탑재체 용량은 6배 이상 크다”며 “지난해 누리호 2차 발사에 성공해 러시아, 미국, 프랑스, 중국, 일본, 인도에 이어 1t급 위성을 실을 발사체를 개발한 7번째 국가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은 누리호 프로젝트를 통해 2027년까지 3기의 로켓을 추가로 발사할 예정으로 10년 동안 총 약 16억 달러(약 2조 1232억 원)를 투입한다”며 향후 계획도 밝혔다.

로이터통신도 이날 “한국 우주 프로그램은 초기 단계여도 6세대(6G) 통신, 정찰위성, 달 탐사에 뛰어들려고 하는 야심 찬 계획을 갖고 있다”며 “누리호는 이 사업의 핵심 요소”라고 짚었다.

■우주로 향하는 남북 경쟁 주목

외신들은 북한이 군 첩보위성 발사를 추진 중인 가운데 이번 발사가 이뤄진 점에 주목하며 남북한의 경쟁 구도와 주변 국가와의 긴장감을 반영해 누리호 발사의 의미를 짚어냈다.

AP통신은 누리호 3차 발사 직후인 지난 25일 ‘북한이 첫 정찰위성을 계획함에 따라 남한이 첫 상용급 위성을 발사했다’는 기사를 통해 “(이번 성공 발사는) 경쟁자인 북한이 첫 군사 정찰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려고 추진 중인 가운데 이뤄졌다”면서 “엄밀히 말해 전쟁 상태인 남북은 모두 자체 군사 정찰 위성이 없고 둘 다 보유를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남한은 이미 북한 전역에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중국과 러시아의 미래 안보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장거리 미사일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며 “이번 발사는 한국이 군사 첩보 위성을 운용하고,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는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홍콩 유력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지난 25일 ‘한반도 경쟁이 우주로 항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사 정찰위성 발사 준비를 예고한 상황에서 누리호가 발사에 성공한 것”이라고 짚었다.

다른 외신들은 누리호 발사와 함께 긴장감이 고조되는 한반도의 상황도 부각했다.

영국 매체인 인디펜던트는 “지난해 초부터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시험 발사로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졌으며, 북한 김 위원장은 미국과 남한의 적대감 고조에 대응하기 위해 첩보 위성 등 정교한 무기 시스템을 개발하려고 시도 중”이라고 보도했다.

또 재팬 타임즈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와 고립 여파로 한국이 독자적인 우주 발사체 개발에 집중한다고 분석했다. 재팬 타임즈는 최근 “한국은 러시아와의 동반자적 관계 붕괴 이후 독자적 로켓 개발 프로그램 준비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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