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피해 학부모 “가해자 신상 공개를” 국민청원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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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장애전담어린이집 관련
엄벌·신상공개제도 신설 촉구
피해자 고통 불구 처벌은 미약
가해자 이력 확인 제도도 미흡

‘장애전담어린이집 관련자 엄벌 및 신상 공개 제도 신설’ 촉구 청원.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장애전담어린이집 관련자 엄벌 및 신상 공개 제도 신설’ 촉구 청원.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경남 진주시 A장애아동 전담 어린이집에서 교사들과 영양사, 치료사 등이 장애아동 15명을 상습적으로 학대해 논란(부산일보 5월 17일 자 3면 등 보도)이 된 가운데 국민청원에 해당 교사들의 신상을 공개해 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학대 피해아동 학부모들은 지난 25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 학대 가해자들의 신상 공개와 학대 기관의 정보공개 제도를 신설해 달라고 청원을 올렸다.

이들은 A장애인어린이집 교사들이 지난해 6월 초부터 8월 중순까지 원아를 상대로 500건이 넘는 학대를 가했으며, 심지어 해당 건수에는 방조나 정서적 학대는 포함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학대 1건이 한 대 때린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아이들이 당한 실제 폭력 횟수는 훨씬 더 많다고 강조했다.

학부모들은 학대를 당한 아이들은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지만, 원장을 포함한 교사들은 “의욕이 앞섰다”, “훈육과정이었다”라는 변명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또 두 달 동안 연락 한 번 없다가 사전구속영장 신청 소식에 사과문을 보내는 뻔뻔하고 거짓 가득한 사과에 학부모들은 또다시 상처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학부모들은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학대하는 사건의 경우 검찰에 기소됨과 동시에 가해자들의 신상과 학대 기관의 정보를 공개할 수 있는 제도 신설을 청원했다.

이들은 피해자와 가족들은 긴 시간 고통에 힘들어할 때 가해자들은 약한 처벌을 받고 사회로 돌아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살아간다며 학대에 대한 처벌이 매우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학대 교사의 과거 이력을 확인하는 시스템이 충분하지 않아 자격정지 처분이 종료되면 다른 지역, 다른 기관에 취업해 제2, 제3의 피해자가 양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동 학대가 신상 공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현행법으로는 악순환만 되풀이될 뿐이라며 강력한 처벌만이 최소한의 예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해당 청원의 동의 수는 28일 오후 5시 기준 2930명 정도다.

학부모들은 또 국민청원 외에도 학대 교사들에 대한 엄벌 촉구와 장애전담 어린이집 확충을 바란다며 온라인 서명에 들어간 상태다.

한편 장애아동 원생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 이 어린이집 교사 4명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최근 진행돼 2명의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은 지난 23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신청된 교사 4명 중 2명에 대해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나머지 2명의 구속영장은 기각했다.

이들은 지난해 6월 초~8월 중순 A장애어린이집에서 자폐증이나 지적장애를 가진 원생들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해당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교사 5명과 치료사 1명, 영양사 1명, 원장 등을 입건해 수사하는 과정에서 학대 행위가 심하고 상습적이라고 판단한 4명의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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