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부산 살겠다’ 약속 어긴 ‘먹튀 한문희’ 비난 봇물

김형 기자 moon@busan.com ,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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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성연대 “서울행 스펙 쌓기”
“영달 위해 시민 우롱” 성토 쏟아져
부산교통공사 비상경영 돌입

2021년 열린 한문희(왼쪽) 부산교통공사 사장 후보자 인사 검증회. 부산시의회 제공 2021년 열린 한문희(왼쪽) 부산교통공사 사장 후보자 인사 검증회. 부산시의회 제공

속보=최근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 공모에 응모하기 위해 임기를 1년 반이나 남기고 사의를 표명한 한문희 부산교통공사 전 사장이 2021년 부산시의회 인사 검증 때는 “임기 3년 정도는 부산 시민으로 살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한 전 사장은 개인의 영달을 위해 시민과의 약속을 저버린 채 부산을 떠나버려 시민을 우롱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28일 〈부산일보〉가 입수한 ‘한문희 부산교통공사 사장 후보자 부산시의회 인사검증특별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주소지가 대전인데 만약 교통공사 사장으로 내정되면 기러기 아빠가 되느냐"는 당시 인사검증특위 이동호 위원의 질문에 한 전 사장은 “주소지도 옮기고, 아내하고 부산에서 한 3년 동안 시민으로 살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인사검증특위는 부산시 의뢰에 따라 헤드헌터 업체가 추천한 한 전 사장의 자질 검증을 위해 2021년 11월 시의회 제300회 정례회 기간에 열렸다.

이 위원이 거듭 “부산 사람이 되지 않고 대전 사람으로 있으면서 교통공사 일을 계속 수행하는 것은 부산 시민이 봤을 때 뭔가 좀 탐탁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하자 한 전 사장은 “염려 안 해도 된다. 어쨌든 3년간은 부산시에 주민세도 내며 살도록 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당시 인사검증특위 위원 다수는 부산과 별 다른 인연이 없는 외부 인사를 부산교통공사 사장으로 데려오는 데에 우려 목소리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한 전 사장은 코레일 경영지원본부장 재직 시절 민영화와 외주화를 추진하면서 비정규직을 양산했다는 비판까지 받던 인물이었다. 결국 시의회는 한 전 사장에 대해 ‘부적격’ 의견을 냈지만 시는 한 전 사장 임명을 강행했다. 시는 한 전 사장의 경영 능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명 당시 시의회를 비롯한 부산 각계에서 한 전 사장 임명에 부정적 여론이 상당했는데도 무리하게 임명된 한 전 사장은 임기를 한참 남긴 채 지난 25일 코레일 사장 공모 응모를 위해 부산교통공사 사장직을 포기(부산일보 지난 26일 자 1면 보도)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당시 시는 헤드헌터 업체에 예산까지 쓰며 공공기관 사장을 제대로 임명하겠다고 했으나, 부산과 연고가 없고 부산을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데리고 오는 바람에 업무 공백을 걱정하는 인사가 상당수였다”며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됐다. 한 전 사장은 임기를 채우겠다는 시민과의 약속은 내팽개치고 코레일 사장이 되기 위한 스펙만 쌓고 떠났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한 전 사장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부산공공성연대는 28일 성명을 내고 '한 전 사장의 사임은 서울행 징검다리, 먹튀, 스펙 쌓기라는 비판이 있는데 이는 맞는 말'이라면서 '책임을 방기하고 시민과의 약속을 저버린 사람이 정부 기관의 기관장 자격과 자질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한편 부산교통공사는 28일 "지난 25일부터 이동렬 경영본부장을 사장 직무대행으로 하는 비상경영체계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부산교통공사는 비상경영체계에 따라 △매주 월요일 비상경영회의 △주 1회 임원 현장 안전점검 △간부직원 휴일 상황근무 실시 △특별 복무점검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 사장직무대행은 “공사의 당면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해 임직원 모두 각자의 역할을 다하겠다”며 “무엇보다도 시민이 믿고 이용할 수 있는 안전한 도시철도 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 ,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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