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공존하며 살아갈 첫 번째 인류, 미래 트렌드 좌우
새로운 인류 알파세대/노가영
2010~2024년 출생 세대
IT 기기 능숙·소셜미디어 주축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소비력 지녀
‘알파세대’는 2010년 이후에 태어났고 2024년까지 태어날 아이들을 포함한다. 알파세대는 2010년대 초반 호주의 미래학자이자 인구통계학자인 마크 매크린들이 처음으로 명명했다. 이들은 기저귀를 차고 있을 때부터 유튜브를 시청하고 AI챗봇과 친구처럼 성장한 세대이다. 1995년 이후에 태어난 Z세대의 다음 세대를 말한다.
아직은 초등학생에 불과하지만 알파세대는 IT기술 소비자로서 글로벌 시장을 연결하며, 소셜미디어의 주축이 되어 마케팅을 폭발시키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2025년 전 세계 인구의 25%를 차지할 알파세대는 부모, 조부모뿐 아니라 고모, 이모, 삼촌들의 금전적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10포켓’ ‘골드키즈’로 불리는 세대로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소비력을 지닌 세대이다.
<새로운 인류 알파세대>는 기업의 미래 트렌드를 좌우할 알파세대의 특성, 산업에 주는 영향은 물론 이들과 소통하는 법을 다룬 책이다.
알파세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알파세대 부모의 대부분이 청소년기부터 IT 기기를 능숙히 사용해 온 밀레니얼세대라는 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러한 부모 밑에서 알파세대는 말을 배우고 글을 익히기 훨씬 전부터 스크린을 위아래 좌우로 넘기거나 클릭하는 법을 익혔다. 소셜미디어, IT디바이스와 한 몸인 알파세대는 그 어느 세대들보다 순식간에 트렌드의 시류에 편승한다. 양가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비롯해 이모, 고모, 삼촌, 외삼촌 등까지 8~10명의 친척과 지인들이 돈 지갑을 연다는 뜻의 신조어 ‘8포켓’ ‘10포켓’ 키즈로 불릴 정도의 경제적 영향력에 IT서비스까지 더해지며 그들은 자기중심적인 특징을 지닌다. 이러한 기질은 스스로가 콘텐츠가 될 수 있는 틱톡과 제페토 같은 소셜서비스를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낸다.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알파세대는 타인의 시선에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나의 호불호를 표현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데 진심인 집단이다.
저자는 알파세대의 특징을 5가지로 정리해 보여준다. 첫째, 스마트폰을 대체할 차세대 디바이스를 쓰는 세대다. 이들이 사회와 소통하고 경제활동을 할 시점인 2030년대에 안경렌즈 위에 증강현실 서비스가 구현되는 ‘AR 글래스’를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헤이 시리에서 챗GPT까지 AI와 공존하며 살아갈 첫 번째 인류이다. 셋째, 비대면이 편안한 코로나키즈이다. 넷째, 소셜미디어가 만든 ‘내가 세상의 중심’인 아이들이다. 다섯째, ‘노동보다 투자’를 믿는 부모들이 키우는 자본주의키즈이다. 실제로 밀레니얼세대 부모가 아이들 세뱃돈을 주식이나 NFT로 주는 사례를 소셜 피드나 기사를 통해 접할 수 있다. 이들의 부모는 테슬라나 애플 주식을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 선물로 주기도 한다. 알파세대는 자본주의키즈의 대명사 격인 밀레니얼세대 부모를 통해 더 일찍 투자 논리까지 깨우친다는 점에서 한층 영리하게 진화된 세대이다.
저자는 이러한 알파세대를 어떻게 양육할 것인지에 대한 해법도 제시한다. 가정과 교육기관들이 이들을 융합형 인재로 성장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융합적 사고를 위해서는 기초 지식과 유연성이 요구된다. 융합의 시대에선 다방면에 열려 있는 유연한 사고로 지식과 기술, 비즈니스를 연결하는 인재가 필요하다. 알파세대는 이런 부분에서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지식의 암기는 AI에 맡기고 그 지식을 검색해서 서로 연결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중요하며 융합과 관용, 유연한 인재로 만들어 이들이 세상을 이끌어가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책이 알파세대를 이해하는 소소한 지침이 되길 바란다”며 “그 어떤 세대보다 우수하고 빠른 회복력을 갖춘 객체지만 그만큼 외로운 세대가 될 알파세대를 지지하고 응원한다”고 말한다. 노가영 지음/매경출판/376쪽/1만 9000원.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