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도 성적도 쾌속질주!’…롯데 '뛰는 야구'로 올 시즌 판도 흔든다
5월 말 기준 팀 도루 46개로 리그 2위
도루 성공률 역시 76.7%로 상위권
서튼 감독의 적극적 작전 지시 주효
김평호·전준호 코치 노하우도 큰 역할
도루 꼴찌 팀 오명 벗고 뛰는 야구 주도
롯데 자이언츠가 달리기 시작했다. 도루도 시즌 성적도 상위권을 향해 쾌속 질주하고 있다. 롯데는 ‘느림보 야구’라는 팀 색깔에서 완전히 벗어나 ‘뛰는 야구’로 한국프로야구(KBO) 리그 2023시즌 판도를 흔들고 있다.
롯데는 지난달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엘롯라시코’ 5차전에서 7-1로 승리했다. 선발 박세웅의 6이닝 1실점 호투와 전준우의 투런 홈런, 중견수 황성빈의 다이빙 캐치, 타자들의 활발한 도루 등이 더해져 승리를 따냈다. 그야말로 공격·수비·주루 3박자가 모두 잘 이뤄진 완벽한 경기였다. 롯데는 5월의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며 5월을 13승 9패로 마무리했다. 롯데는 개막 이후 4·5월 치른 44경기에서 27승 17패(승률 0.614)를 거두며 2012년 이후 11년 만에 5월 최고 순위(3위)로 개막 후 두 달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올 시즌 롯데 야구는 분명 달라졌다. 특히 주루 부문에서의 변화는 확연하다. 롯데의 ‘뛰는 야구’는 올 시즌 ‘톱 3’ 도약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롯데는 올 시즌 5월까지 44경기에서 총 46개의 도루를 성공했다. 도루 개수는 10개 구단 중 2위다. 1위 팀은 LG(58개)다.
롯데는 60번의 도루를 시도해 46번 성공했다. 도루 성공률은 76.7%로 4위다. 하지만 성공률 1·2·3위인 키움·KIA·KT의 도루 시도 횟수가 각각 21회·37회·22회로 롯데의 절반이 안 되거나 조금 넘는다. 도루 1위 팀인 LG는 94회 시도해 58회(성공률 61.7%)밖에 성공하지 못했다. 성공 횟수와 성공률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롯데의 도루 효율성은 리그 최정상급인 셈이다.
롯데는 2020시즌을 제외하고 최근 5년간 늘 도루 순위에서 리그 최하위(10위)를 차지했다. 성공 횟수도 적었지만, 도루 시도 자체가 절대적으로 적었다. 롯데는 올 시즌 44경기를 소화한 시점에 벌써 지난해 144경기 전체 도루 성공 횟수(61회)에 다가서고 있다.
롯데는 지난달 31일 경기에서도 도루 4개를 성공하며 잠실구장 3루 측 좌석을 가득 메운 롯데 팬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이날 경기에서 안권수·윤동희·박승욱·김민석이 도루 1개씩을 성공했다. 롯데는 상·하위 타선을 가리지 않고 도루를 시도해 1점이라도 더 뽑아내는 야구를 펼쳐가고 있다. 개인별로는 안권수가 도루 10개(리그 공동 5위)로 가장 많고, 김민석·노진혁이 7개(공동 11위), 박승욱이 6개(공동 15위)를 기록하고 있다.
롯데의 ‘뛰는 야구’가 성공한 데에는 래리 서튼 감독의 득점 구상과 자신감이 깔려 있다.
서튼 감독은 빠른 발을 가진 안권수·황성빈·김민석·박승욱 등에게 선발 출전 기회를 부여하고 적극적인 주루를 지시하고 있다. 이들의 도루에 이어 희생번트-외야 플라이로 1점을 뽑아내는 서튼 감독의 득점 경로가 최근 자주 확인된다.
김평호(1루)·전준호(3루) 두 코치의 과감하고도 안정적인 주루 지시도 큰 몫을 하고 있다.
김평호 코치는 ‘데이터 분석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KBO리그 9개 상대 팀 경기를 매일 모니터링하고, 롯데 타자들이 상대해야 할 투수들의 투구 패턴은 물론 투구 습관까지 파악해 1루에 출루한 선수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현역 시절 3차례(1993년-75개, 1995년-69개, 2004년-53개) 도루왕에 오른 전준호 코치 역시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타자와 주자들에게 전하며 적극적인 베이스 러닝을 지시하고 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